리필 프린터 잉크 사용해도 괜찮을까

2008. 2. 1. 23:38편리한 생활정보


다쓴 프린터 잉크 어떻게 할까?

너무 비싼 프린터 유지비, 소비자들 결국‥ 잉크방'을 찾았답니다

다 쓴 프린터 잉크통(카트리지)을 가져가면 채워주는 ‘잉크방’이 빠르게 늘어나, 잉크를 채워(리필해) 쓰는 방법으로 프린터 소모품 비용을 절감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잉크방은 체인점 형태로 늘어나고 있는데, 주택가와 자영업체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이미 문을 연 잉크방만도 전국적으로 200곳을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잉크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망 창업 업종으로도 곧잘 추천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잉크충전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인구씨는 “하루 평균 13개 정도, 많을 때는 25개를 채워줄 때도 있다”며 “다른 소모품도 함께 취급해 실제 매출은 더 많다”고 밝혔다.


■ 잉크방이 인기를 끄는 이유
=잉크젯 프린터 값이 10만원대로 떨어지고, 사진과 그림을 넣은 컬러 문서 사용이 대중화하면서, 가정과 자영업체 사무실에서도 컬러 잉크젯 프린터가 사용되고 있다. 모니터처럼 프린터도 필수 주변기기로 자리잡은 것이다.

잉크젯 프린터 공급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는 수단으로, 프린터 기기를 원가보다도 싸게 공급한 뒤 소모품을 비싸게 팔아 이익을 보전하는 마케팅전략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프린터 소모품 비용에 더 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까지 프린터로 출력하는 사례가 늘면서, 프린터 사용자들의 컬러 잉크 값 부담은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잉크방은 프린터 소모품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잉크 값 부담을 줄여준다. 새 잉크 값의 3~4분의 1 가격에 잉크를 채워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휴렛팩커드의 정품 컬러 잉크를 사려면 3만8천~4만1천원을, 흑백 잉크는 3만5천~3만8천원을 줘야 한다. 삼성전자 정품 컬러 잉크는 4만7천원, 흑백은 4만2천~4만4천원을 줘야 한다. 하지만 잉크방에서는 컬러 잉크가 1만2천원, 흑백 잉크가 1만원에 불과하다. 잉크를 채워 사용하기를 5번 이상 하면 프린터를 새로 살 수 있는 돈을 절약하는 셈이다.


■ 리필 잉크 믿을 만한가?
=프린터 공급업체들은 “리필 잉크를 쓰면 인쇄품질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리필 잉크를 쓰면 프린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어떤 업체들은 “잉크를 리필해 쓰다 고장이 발생한 경우에는 유지보수를 해주지 않는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그러나 잉크방 운영업체들은 프린터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정품 잉크를 팔아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반박한다. 박씨는 “잉크를 채워주는 사업을 1년째 하고 있지만, 인쇄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를 받아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잉크방들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잉크를 채운 뒤 시험인쇄를 통해 인쇄품질에 문제가 없는 것까지 확인시켜주는 등의 판촉 전략을 쓰고 있기도 하다.

또 리필 잉크를 쓸 경우 프린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제로 잉크를 뿌려주는 노즐이 대부분 잉크통에 달려 있어, 잉크를 채워 써도 프린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국내 시판 프린터 중에서는 엡손만이 노즐을 프린터쪽에 달아놓고 잉크통에 별도의 칩을 달고 있어, 리필 잉크를 사용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대다수 잉크방에서 엡손 프린터 잉크는 채워주지 않는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한 잉크방 주인은 “엡손 제품 사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소모품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셈”이라며 “프린터 기종을 고를 때부터 리필을 통해 잉크 값을 절감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잉크를 채워 쓰려면?
=잉크가 조금 남은 상태에서 채우는 게 좋다. 잉크가 빈 상태로 프린터를 동작시키면 노즐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잉크통을 프린터에서 분리한 뒤 바로 채워 넣어야 한다.

리필 잉크를 사용할 때의 인쇄품질은, 잉크 품질과 잉크방 주인의 기술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생긴 지 오래 돼 단골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잉크방을 이용하는 게 좋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