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남은 염색약 보관했더니....

2009. 2. 18. 08:43편리한 생활정보



며칠 전에 아들이 염색을 해달라며 염색약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보아왔던 제품이 아니라 설명서를 보려고 하니 아들이 늘 하던대로 하면 된다며 염모제를 산화제 통에 넣더니 열심히 흔들었습니다. 한참을 흔들고 나서 염색할 머리 주변에 크림을 바르고 난 후 비닐 장갑을 끼고 염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머리를 짧아서 그런지 염색약이 많이 남았습니다.
산화제 통에 반정도 남았는데 염색을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 아내의 가게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가게에 다녀오니 아들이 벌써 머리를 감고 있었습니다.
진한 청색 염색을 들였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나와서 그런지 내일 다시 한다며 남은 염색약을 목욕탕 선반에 올려놓았다고 하더군요.
늘 튜브식으로 된 것만 혼합해서 사용해본 터라 산화제통에 남은 염색약은 하루정도 남겨두었다 써도 되는 줄 알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선반 안에서 무언가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문을 열고 보니 바로 어제 아들이 놓아두었던 염색약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선반이 염색약 투성이였습니다. 마치 엿을 닮은 듯한 염색약을 손으로 만져보니 미끌미끌 거렸습니다. 진한 청색을 염색했는데 어쩐 일인지 갈색 액체가 잔뜩 흘러나와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무언가 잘못되었구나 생각한 나는 부랴부랴 사용설명서를 찾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사용법을 다시 찬찬히 읽어내려가다 보니 염색약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이유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혼합된 염모액을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지 말라는 주의 사항과 함께 혼합된 염모액에서 가스가 발생해 용기가 파손되거나 염모액이 튀어올라 주변을 오염시키게 된다며 쓰고 남은 염모액은 효과가 없으니 반드시 버리라는 주의사항이 보였습니다.
그때서야 주의사항을 찬찬히 읽어보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는데 목욕탕 선반을 아무리 닦아도 염색약이 묻었던 자리는 누렇게 변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아들이 용기 뚜껑을 꽉 닫지 않은 채 선반에 놓아 용기가 파손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어느 제품이든 사용설명서에는 주의사항이 있는데 지금까지 늘 가볍게 생각하고 읽지 않거나 사용법만 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샴프나 여타 약품들도 사용법과 주의사항도 글씨가 너무 작아 읽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좀더 꼼꼼히 챙겨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