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자율화 철폐하고 물가연동제 도입하자

2008. 2. 22. 23:22세상 사는 이야기

2008년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을 돌파하고  등록금 인상으로 인해 빚더미에 올라않는 학부모와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부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올 사립대 인상률은 평균 6~9%, 국·공립대는 8~14%로 물가인상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것은 1989년 사립대에 이어 2003년 국·공립대 등록금 책정이 자율화된 후 투명한 인상 이유도 없이 일방적인 대학의 인상방침으로 인해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32년간 물가가 8배 오르는 동안 대학 등록금은 26배나 뛰었다. 쌀 6가마니 값이었던 한 학기 등록금이 지금은 20가마니 값이 됐다.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준으로 가격이 오른 품목은 돼지고기, 담배, 기차요금 등이다. 담뱃값은 15배, 기차요금은 17배(최우등석 기준) 인상됐다.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같은 기간 동안 사립 4년제 인문계 기준으로 25.7배가 올랐다. 물가상승률의 300%가 넘는다. 한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는 다른 상품의 가격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실감난다. 예전에 금 44을 모으면 낼 수 있었던 등록금이 지금은 그 3배가 넘는 138을 모아야 한다.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기름값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1년에 휘발유 694ℓ를 소비하는 차를 가진 아버지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1975년에는 1년만 차를 타지 않고 기름값을 모으면 4년제 사립대 인문계에 재학중인 자녀 1명의 한 학기 등록금을 낼 수 있었다. 당시 대학생이 학부모가 된 2008년에는 꼬박 3년간 차를 굴리지 않아야 등록금 납부가 가능하다.

김상균씨(가명·58·서울 중랑구)는 7년 전 가구회사에서 퇴직한 후 튀김닭집을 운영한다. 둘째딸이 올해 공립대 2학년이 된다. 등록금이 사립대보다 싼 편이지만 힘에 부친다. 가게 한 달 순익은 200만원이 못된다. 가격경쟁이 붙은 튀김닭의 가격은 마리당 5900원. 딸의 등록금은 튀김닭 300마리가 넘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의 2005년 등록금을 ‘100’이라고 가정할 때 1996년 등록금은 물가인상 등 다른 요인들을 감안하더라도 약 62에 불과했다. 9년 만에 66%가 오른 것이다. 2007년에는 약 14%가 올라 113.9로 나타났다.<2008년 2.5일자 경향신문>

그동안 정부는 등록금 자율화라는 명목으로 그동안 등록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학부모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인상안을 남의 일인양 방치해왔다.
통계에서 보는 것처럼 이렇게 극명하게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그동안 모르쇠롤 일관해왔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부모들이 떠안게 되었다.
정부의 감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대학의 투명한 인상이유도 밝히지 않는 상태에서 더이상 등록금 자율화를 시행해서는 안된다.
그 방안으로 물가연동제를 실시하여 대학의 무분별한 인상이나 담합에 의한 인상으로 인해 국민들이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한다.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정부는 물가를 관리하면서 대학등록금도 자연스럽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그해의 물가상승분에 대한 표준점 이상으로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던가 아니면  그 기준점에서 몇 퍼센트 이상 플러스 마이너스 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제도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각 대학별 특성화 대학을 지정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그것을 투명하게 관리하여 부실한 대학이 줄어들게 하거나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
대학 졸업장이 더이상 경쟁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등록금만 천정부지로 올라서 고통만 가중시키는 이런 시스템이 빨리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물가가 8배 오르는데 등록금은 26배가 오르는 이런 기형적인 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물론 수치상의 비교일 뿐이겠지만 그동안 대학은 오른만큼 내실있게 발전해왔는가 하는 점을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