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변동의 영향은 어디까지 미칠까

2008. 2. 22. 18:16경제와 세금 상식

소비·투자·물가·자본흐름 좌우
미국에는 대통령이 두사람이라고들 한다. 언론이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에게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18년 동안이나 의장직을 맡아오면서,미국이 사상 최장의 호황기를 누리게 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중한 정책판단을 위해 매일 아침 욕실에 앉아 몇 시간씩 다양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제 대통령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자신의 임명권자인 집권 대통령들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요구한 정책들을 단호히 거부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비중을 감안할 때 가히 세계 경제가 그의 손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처럼 엄청난 영향력의 소유자인 그가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금리'이다.

최근 금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로 지난해 6월이후 기준금리를 여덟번이나 올려왔는데,이런 인상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자 경기회복을 위해 유지해왔던 초저금리의 지속 여부에 대한 논의도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중국에서도 자국 경제의 연착륙 유도와 위안화 절상압력에 대한 대응책으로 금리인상 카드가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가격 급등현상에 대응하기 위하여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경기회복을 유도하기 위하여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리는 소비,투자,물가,자본 흐름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변수의 하나이다. 예를 들면,소비도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국민들은 금리가 오르면 더 많은 이자를 받기 위해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고 반대의 경우는 소비를 늘리고 저축을 줄인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금리가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늘어나 투자가 줄어들고,금리가 낮아지면 투자는 늘어난다.

금리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복잡하다. 금리가 올라 기업투자와 가계소비가 위축돼 상품수요가 줄어들면 물가가 하락하지만,물건을 생산하는 기업은 이자부담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으로 판매가격을 올리게 된다.

결국 두가지 요인의 강도에 따라 등락이 결정되지만,생산비용상승 효과보다 수요감소 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물가가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리변동은 나라간 자본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내금리가 해외보다 높으면 국내에서 돈을 운용하는 것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유입 자금이 늘어난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보다 높은 이익을 좇아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와 같이 금리변동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폭넓고 다양한데다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무차별하게 적용된다. 또한 금리변동이 너무 심하면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중앙은행은 국내외 경기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금리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출처:http://rg4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