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떠나는 민들레를 위하여

2008. 4. 15. 12:13카테고리 없음

완연한 봄이다. 목련이 지고 벚꽃과 개나리도 잎이 파릇파릇하다.지금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은 민들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향하여 떠나는 민들레 꽃씨를 따라 가면 푸른 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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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를 볼 때면 생각나는 시가 몇 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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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기도는 나의 음악
기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 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 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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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쑥꽃이 아니랍니다.....제 잎은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귀기울이느라 쑥잎에 가려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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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쑥 때문에 힘들 때도 있어요 자꾸 내앞을 가로 막으니까요....그렇지만 괜찮아요 나는 곧 떠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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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 한 마리 날아와 앉았네요...굴곡 많은 삶의 진한 맛을 즐기는 녀석도 있으니 참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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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이 뭐 별건가요....함께 있으며 서로를 인정해주고 아껴주는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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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밟히고 또 밟혀도 살아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민들레의 살아가는 방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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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이별은 잠시...그 짧은 시간마저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무언으로 함께 나누는  약속.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민들레꽃(조지훈)

까닭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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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곳이 어디든 민들레는 탓하지 않는다.
질경이든 네잎크로버든 함께  하는 모든 이웃과 꿋꿋하게 세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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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 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렁게 세상 위를 떠 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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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詩人: 류시화



어떤 사람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흙을 가져다 붓고
자신이 좋아하는 온갖 아름다운 씨앗들을 심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원에는
그가 좋아하는 꽃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는 아무리 뽑아도
어디선가 씨앗이 날아와 또 피어났다.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모든 방법을 써 봤지만
그는 결국 성공할 수 없었다.
노란 민들레는 다시 또다시 피어났다.


마침내 그는 정원 가꾸기 협회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내 정원에서 민들레를 없앨 수 있을까요.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민들레를 제거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주었다.
하지만 그 방법들은 이미 그가 다 시도해 본 것들이었다.
그러자 정원 가꾸기 협회에서는
그에게 마지막 한 가지 방법을 일러 주었다.


그것은 이것이었다.
'그렇다면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