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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의 '이리도' 줄거리 읽기

2008. 2. 22. 16:26마음의 양식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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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이년에서 삼 년에 걸친 한 일년 동안 나는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대개 그때 한 반 동무로 이웃에 이사해 온 만수라는 아이의 집에서 살다시피 했다. 만수네 방은 동향이라 앞 미닫이 가득히 햇볕이 들어오고 그 속에서 둘은 아주 지칠 때까지 하모니카를 불었다. 쉴 때면 곧잘 벽에 붙은 한 장의 바다 사진에게로 눈이 갔다. 그것은 우리에게 꿈과 동경을 주었고 만수는 마도로스가 되겠노라 했다.

우리를 한간방에서 넓은 세계로 통하게 한 것은 만수의 외삼촌 되는 이의 층안령 저쪽 이야기이다.

그(만수 외삼촌)가 어떤 곳에 우연히 일본 사람 한 명과 같이 있게 되었다. 주인인 몽고 사람과 셋이서 술을 거나하게 마실 무렵 갑자기 개가 짖었다. 이리떼가 나타난 것이다. 일본인이 권총을 들고 일어서자 주인은 직접 쏘지는 말고 그냥 허공에다 쏘라고 한다. 이리는 한번 피냄새를 맡으면 미친 듯이 달려들기 때문이다. 얼마 후에 다시 이리가 나타난다. 일본인은 주인과 만수 삼촌이 말릴 겨를도 없이 총을 들고 나가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일본인을 찾아 나갔던 주인은 손잡이에 이빨 자국이 무수히 난 권총만을 쥐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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