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용의 꺼삐딴 리 줄거리 읽기

2008. 2. 15. 12:24마음의 양식 독서

꺼삐딴 리

작가

전광용(1919- ) 호는 백사. 함남 북청 출생.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흑산도」가 당선되면서 뒤늦게 문단에 진출. 1962년에 「꺼삐딴 리」로 동인 문학상 수상. 냉철한 사실적 시선을 바탕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부각하는 태도를 견지.

줄거리

수술실에서 나온 이인국 박사는 응접실 소파에 파묻히듯이 깊숙이 기대어 앉았다. 그는 백금 무테 안경을 벗어 들고 이마의 땀을 닦았다. 등골에 축축히 밴 땀이 잦아들어 감에 따라 피로가 스며 왔다. 두 시간 이십 분의 집도. 위종 속의 균종 적출. 환자는 아직 혼수 상태에서 깨지 못하고 있다.

1·4후퇴시 청진기가 든 손가방 하나를 들고 월남한 이인국 박사다. 그는 수복되자 재빨리 셋방 하나를 얻어 병원을 차렸다. 그러나 이제는 평당 오십만 환을 호가하는 도심지에 타일로 바른 이층 양옥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는 자기 전문의 외과 외에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개 인 병원을 집결시켰다. 운영은 각자의 호주머니 셈속이었지만 종합 병 원의 원장 자리는 의젓이 자기가 차지하고 있다.

이인국은 일제 시대에는 철저한 친일파였으나, 해방 직후에는 친소파로 돌변하며 영화를 누린다. 이북에 있던 그는 해방이 되자 소련군 장교를 치료해서 환심을 사 노어를 배웠다.

그러나 1·4후퇴때 월남해서는 어제까지의 친소파가 갑자기 친미파로 돌변하여, 유창한 영어를 구사해 가면서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 국무성 초청을 받기 위한 교섭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