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해의 탈출기 줄거리 읽기

2008. 2. 15. 11:55마음의 양식 독서

탈출기

작가

최서해(1901-1932) 함경도에서 출생, 이광수에게 사사하고 방인근의 덕을 입었다. 일찍 양친을 여의고 국내와 만주를 두루 방랑하면서, 두부 장수, 노동판 십장등 최하층 생활을 두루 경험했다. 때문에 그의 문학을 빈곤 문학이라고 일컫는다. 「홍염」「그믐밤」「아내의 자는 얼굴」등의 작품이 있다.

줄거리

내가 고향을 떠난 것은 오년 전이다. 내가 간도로 간 것은 너무도 절박한 생활에 새 희망을 품고 간 것이다. 간도는 기름진 땅이 흔하여 어디든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쌀도 흔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은 곧 물거품이 되었다.

나는 밭을 구하려고 했지만 빈 땅은 없었다. 돈을 주고 사기 전에는 한 평의 땅이나마 손에 넣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사람의 소작을 해야만 했다. 나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구들도 고쳐 주고 가마도 붙여 주는 온돌장이(구들 고치는 사람)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일도 늘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삯김도 매고 꼴도 베어 팔았다. 그리고 어머니와 아내는 삯방아 찧고 강가에서 나무개비를 주워서 겨우 연명하였다.

가을부터 나는 대구어 장사로 마련한 콩으로 아내와 두부 장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두부를 만들 나무를 때기 위해 산으로 나무를 하러 다녔고 번번이 중국경찰서에 끌려가 얻어 맞기도 했다.

나는 이러한 이유에서 더 참을 수가 없어서 탈가를 했다. 그리고 나는 성공 없이 죽는다 하더라도 원한이 없겠다. 이 시대 이 민중의 의무를 이행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