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부부를 가둔 비정한 이웃

2008. 7. 26. 08:14세상 사는 이야기

속초시 동명동에는 위험하게 자신의 집 담을 넘어다니는 노부부가 산다.
이들 노부부는 4년간 사다리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담장을 넘어 다녔는데 그 사연이 정말 기가 막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집 할머니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30년전 함께 공무원을 하던 네 사람이 이곳에 각자 집을 사서 정착을 하게 되었는데 서로 길을 함께 사용하기로 하고 집을 짓고 30년간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2004년 갑자기 뒷집 사람이 측량결과 골목길이 자신의 소유라며 담장을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껏 서로 문제없이 아들 딸 낳고 잘 살아오던 이웃이 갑자기 마음이 돌변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혀를 끌끌 차시는 할머니.....
더구나 자식이 교사이고 함께 공무원을 하던 사람이 어떻게 30년을 함께 살아온 이웃에게 이럴 수 있느며 분통을 터트리셨다..
한 번은 담을 허물었다가 검찰에 고발당해 벌금을 문 적도 있고 딱한 사정을 안 이웃들이 담을 허물었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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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이 노부부의 집이고 2번이 노부부의 대문을 벽돌로 쌓은 소유주이고 3번은 함께 사용하던 길을 폐쇄하고 따로 길을 냈다고 한다. 그리고 4번 땅은 불이나서 현재 그냥 공터로 남아있다고 한다.맨 앞의 길은 함께 네 집이 함께 사용하기로 하고 산 길이라고 한다.네 가구 오손도손 살갑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왜 서로 원수처럼 지내야하는지 모르겠다며 가슴을 치는 할머니의 나이는 올해 70이고 할아버지는 79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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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노부부의 집 대문앞에 벽돌담이 쌓여있다.갑자기 30년이 지난 지금 저문을 막은 이유가 뭘까?(할머니 말로는 내땅을 남이 밟는 것이 싫으니 다른 곳으로 길을 내거나 문을 만들라고 했다고 한다.땅을 사라는 것도 아니고 임대료를 달라는 조건도 아니면서 무작정 담을 쌓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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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대문을 나서 한발짝만 나서면 길인데.....흰 선이 그어져 있는 곳이 자신의 땅이라 막았다는 이웃....막힌 담장 옆에 사다리가 놓여있다. 연로한 두 부부가 4년간 이 사다리를 넘어 자신의 집을 드나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현재도 땅주인은 이길로 드나든다고 했다. 길의 폭은 1m50정도 되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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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나서서 사다리 있는 곳으로 한 발만 내딛어도 네집이 함께 산 길인데.....막어도 그만 안막아도 그만인 대문을 꼭 막아야할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는 할머니....처음에는 낮게 쌓았었는데 점차 높여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일전에 만약 비가 와서 이집이 침수가 되면 모두 책임을 져야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도 요지부동 담을 터줄 수 없단다.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길을 내라고 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며 한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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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직접 올라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보았다. 두손을 꼭 잡고 올라가는데 사다리가 흔들렸다. 나이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오르기에는 무리라고 느껴졌다. 길과 불과 1m....땅이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담을 쳐야 꼭 내 땅이 되는 것도 아닐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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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서 막상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막막하다. 이런 곳을 어떻게 넘어 다니셨을까?
할머니는 이곳을 넘나들며 무릎팍이 다 까지고 멍드는 날이 많다고 한다...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담을 넘다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가 우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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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위에서 본 대문과 벽의 공간 불과 한평 정도의 공간도 되지 않는 곳을 막아 놓았다. 그동안 통장이나 마을 사람들이 찾아가 보고 함께 식사도 해보았지만 땅주인은 허물 생각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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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문을 열고 오른쪽으로 한 발만 내딛으면 길인데....이 대문을 열고 드나들던 때가 벌써 4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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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면 더 이상 갈 수 없이 막혀있는 벽......이 벽만 보면 홧병이 생겨 열어보지 않는다고 하셨다. 교사인 아들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따져보았지만 아버지가 고집이 세서 자신도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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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집도 원래 동그라미 쪽으로 대문이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막고 이곳으로 드나든다고 했다. 이웃이 아니라 모두 원수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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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옆에 놓은 사다리 이집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무거운 물건이나 큰 물건을 옮길 수 없고 사람하나 다니기도 힘들다고 한다. 올 방학 때 외지에서 손주와 손녀들이 온다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에 오지 말라고 했다며 가슴을 쳤다.시청에서는 그냥 허물고 다니시라고 이야기 한다지만 하도 법률적으로 따지고 들어 귀찮고 또 벌금을 낼까 두려워 엄두도 못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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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롭게 밖으로 나가시는 할머니....보기에도 너무나 위험해 보였다.
더구나 밤만되면 아예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내신다는 노부부의 마음이 어떠실까 생각하니 너무나 답답했다.
노부부의 집 뒤로 담을 친 땅 소유주를 만나보고 싶었지만 집이 비어서 만날 수가 없었다.
어제는 이런 딱한 사정을 보다 못한 주변 사람이 방송국에 제보해 뉴스로 나갔다는데.....
할머니는 어떻게든 이런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가슴을 쳤다.
담장을 허물고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거꾸로 30년간 서로 사이좋게 사용하던 길을 막아놓고 다니지 못하게 하는 이런 경우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이셨다.

PS. 댓글에 정확한 지적도를 원하시는 것 같아 참고로 올려드립니다. 지번은 모두 삭제하고 땅의 모양만 재구성했습니다.  좋은 의견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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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이 노부부가 사는 집이고 2번이 현 땅소유주 그리고 빨간선이 30년전 함께 쓰기로 네 사람이 길을 산 것입니다. 3번집도 이길을 함께 사용하다 결국 4번집 끝에 계단을 쌓아 그곳으로 통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