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25. 17:50ㆍ마음의 양식 독서
여름 햇볕이 쨍쨍 내리쬡니다. 햇볕 아래 있으면 곧 델 것처럼 뜨거웠습니다. 그러나 나무 그늘에 들어서면 아주 기분 좋게 시원했습니다. 베짱이 귀뚜라미 그리고 많은 풀벌레 들은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음악회도 열고 낮잠도 열고 재미있게 지냅니다. 그런데 개미만은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이것을 본 베짱이가 말했습니다.
“개미야 이렇게 더운 날 뭘 그렇게 힘들게 나르고 있니? 이리 들어와서 좀 쉬었다 가렴.”
그 말에 개미는
“아니야. 모처럼 먹이를 찾은 거니까 집에 날라 두어야겠어.”
하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 일을 하다니. 너 조금은 멍청한가 보다. 아니면 바보이거나.”
“바보든 멍청이든 먹이가 많이 있을 때 겨울 준비를 해두어야지 않니?”
“뭐? 겨울 준비라고? 하하하. 정말 성미도 급하군. 이 멍청아. 놀 때 놀아야 손해를 안 보지.”
베짱이는 잔뜩 비웃듯이 말하고는 다시 놀기에 바쁩니다. 어느덧 가을이 가고 겨울이 되었습니다. 획획 바람이 휘파람소리를 내면서 마른 나뭇가지들을 홅고 지나갔습니다. 개미들은 따뜻한 방에 둘러앉아 여름 동안 모아둔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그 때, 누군가 똑똑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 누가 찾아왔을까?”
개미가 문을 열자 그 곳에는 여름에 그토록 신나게 놀던 베짱이가 서 있었습니다. 베짱이는 너무도 바싹 말라 있었습니다. 베짱이는 배고프고 힘없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개미님, 부탁이어요. 아무거라도 좋으니 먹을 것을 좀 주셔요. 배가 고파 쓰러질 것 같아요.”
“그래, 주기는 하게, 그런데 너 여름에 내게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니?”
개미의 말에, 베짱이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습니다.
<예림당 신상철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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