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쥐 (김기진) 줄거리 읽기

2008. 2. 22. 16:16마음의 양식 독서

 

겨울이 닥쳐오자 모두들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인텔리겐차 박형준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때 옆방에서 충청도 젊은 여편네와 그녀의 일가 되는 사내가 시골에서 편지가 없으면 일이 잘 안되고 있다는 하소연을 하며 여편네가 형준을 찾아 와 편지 겉봉을 써 달라고 부탁한다. 형준은 열악한 식민지 현실과 지식인의 사명을 생각하고 브나로드 운동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무지한 민중으로 인하여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절망에 빠지며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형준은 자신을 하나의 불덩어리로 생각한다. 그는 식민지의 열악한 현실을 적도라는 이상세계로 바꾸어 놓고자 한다. 형준은 자본주의 문명을 탈피하여 원시시대라는 본능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또 하나의 꿈을 꾼다. 그러나 현실은 자신이 본능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다. 적도나 원시시대로 돌아가려다 벽에 부딪친 형준은 현실을 자기의 의식 속에 가둠으로써 또 다른 탈출구를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형준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혼란에 빠져든다. 형준은 자본주의 문명 속에서 현실의 문제는 의문과 암담한 상황이고 확실한 것은 한 번의 죽음뿐이라고 생각한다. 형준은 벤치에서 생각에 젖어 있다가 몸을 일으켜 걷다가 피묻은 쥐를 밟는다. 형준은 생존을 위해서 생명까지 내놓고 활동하는 쥐의 생활 철학을 인식한다. 형준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쥐다’, ‘쥐새끼들이다’를 연발하면서 전차 길의 커브까지 걸어나온다. 별안간 배고픔을 느낀 형준은 이상스러운 흥분에 휩싸여 길가 식료품 상회와 보석 가게로 들어가서 물건을 훔친다. 형준은 피스톨을 들고 급히 도망치다가 소방차에 치여 피투성이가 된 채 죽는다. 이튿날 형준이 가지고 있는 피스톨의 출처와 관련된 혐의자로 세 사람의 청년이 경찰서로 끌려간다. 서울 안의 신문은 이 일에 대한 커다란 거짓 기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