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 안에서 자라는 포도나무 신기해

2009. 8. 30. 23:42사진 속 세상풍경

벌써 2~3주 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술 한 잔 하자는 지인의 전화를 받고 영금정으로 나갔습니다. 
그동안 이상저온 현상으로 해수욕장이 울상이었는데 다행히 8월이 들어서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등대 아래서 생맥주를 마시다 자리를 옮기자는 일행의 말에 울릉도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포장마차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예전에 도루묵 찌개를 맛있게 먹었던 집이었는데 아마 지인도 그집이 단골집이었나 봅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들어서려고 하는데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포도나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예전에는 겨울에 찾아서 잎이 지고 난 후라 아마 못 본 것 같습니다. 


이 집 앞쪽에는 항만청 부지로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고 포장마차가 나란히 들어서 있습니다.
포장마차라해서 통상 보아오던 포장마차는 아니고 옛날 집을 개조해서 만든 포장마차 입니다.
앞쪽에 천막 옆으로 무성한 포도나무가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포도나무에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호기심에 포도알을 따먹는 손님들이 맛이 좋다며 한마디씩 합니다.
그런데 이 포도나무는 어디에서 자라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포도넝쿨을 따라 들어서니 약 10여미터 가량 이어진 포도나무가 보였고 포장마차 안에 포도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띘습니다.


이집이 포장마차를 시작하기 전에는 가정집이었고 그때 담벼락에서 자라던  포도나무 한 그루가 지금껏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횟수로 20년이 넘었다고 하니 참 대단한 포도나무 입니다.


그동안 손님들의 잘못으로 불에 그을리기도 했고 한쪽 가지가 잘려 나간 일도 있었지만 해마다 주렁주렁 포도가 잘 연다고 합니다. 이곳만 시멘트를 바르지 않아 늘 포장마차 안이 지저분하지만 자연스럽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좋아하니 정말 좋다는 주인 아주머니......포도나무를 애지중지 키우는 주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밟을까봐 나무판자와 접시를 올려 놓았는데 물을 준 흔적이 보였습니다.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 생길 정도로 맛깔스런 포도들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이곳에 오는 손님들이 포도를 따먹어도 그저 웃으시는 주인 아주머니....
"포도 맛이 그리워서 또 찾아오겠지요 뭐......."


그야말로 농약 한 번 치지 않은 무공해 포도입니다. 약간은 시큼하면서도 단맛이 강해 한 알 먹으면 저절로 윙크를 하게 되더군요....ㅎㅎㅎ...


천막 위 까지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송이들....
술 안주로 시킨 골뱅이를 먹다가 싫증나면 일어서서 포도 한 알 따 먹는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도루묵 찌개가 생각나는 겨울이 오면 포도나무가 있는 그집으로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