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구이 김 맛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2009. 3. 21. 07:36세상 사는 이야기

재래시장에 들릴 때 마다 가장 먼저 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즉석구이 김을 굽는 집인데 김은 가벼워 들고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아 먼저 들리게 되는데 이곳이 단골이 된 이유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때문이다. 어릴 때 부터 김없이는 못사는 아이인데 그만큼 김맛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다.
그동안 이마트나 여타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구운 김을 사오기도 하고 행사상품인 봉지김을 사오기도 했으나 아이의 선택은 지금 단골로 다니는 맥반석 즉석구이 김이었다.
대형마트나 일반 가게에서 사오는 유명상품 봉지김들은 김 고유의 고소한 맛이 덜하고 바삭함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니 시장갈 때 마다 사오긴 했었지만 정작 왜 시장에서 파는 즉석구이 김과 마트에서 사는 김맛이 다를까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제 시장에 들렀을 때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아주머니, 즉석구이 김과 마트에서 사 먹는 김맛이 왜 다른 거죠?"
"글쎄요,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많이 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기름 때문일거예요..."
"첫째 김을 좋은 것을 써야하지만 결정적인 맛을 좌우하는 것은 들기름이라고 생각해요.."
"나같은 경우는 늘 국산 들깨만 사용하고 그때그때 바로 짜서 김을 구워 고소한 맛이 더 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소금간을 얼마나 잘 하느랴에 달렸어요...너무 짜도 안되고 또 너무 싱거워도 맛이 덜해요...."
열심히 김을 구우면서 술술 내뱉는 아주머니는 이곳에서만 8년간 김을 구워 팔고 있는데 이곳 시장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아주머니에게 다시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마트에서 사는 유명상품 봉지김이 맛이 덜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기름을 어떤 것으로 쓰느냐와 배합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들기름보다 식용유의 양을 많이 쓰다보니 고소함이 덜하고 아무리 밀봉을 시킨다고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김 고유의 맛이 줄어들기 때문일거예요...."
"아주머니는 식용유를 전혀 쓰지 않나요?"
"아니예요, 식용유를 쓰긴 쓰는데 김에 윤이 나게 하기 위해 식용유를 조금 발라줘요..."


김을 구우면서 설명해주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이곳의 즉석구이 김맛 때문에 택배로 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아이가 대학에 가있거나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이 김맛을 잊지 못해 택배로 보내달라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녹차김이나 클로레라김 등 기능성 김들이 많이 나왔지만 즉석구이 김처럼 고소하고 바삭한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석구이김은 조금씩 그때 그때 사먹는 것이 가장 좋은데 집에서 보관할 때는 김치냉장고에 넣거나 냉동실에 넣어두는 곳이 좋다고 한다.하지만 아무리 고소한 즉석구이 김이라 해도 시간이 오래될 수록 눅눅해지고 고소한 맛이 덜하기 때문인데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