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15. 12:08ㆍ마음의 양식 독서
동백꽃
작가
김유정
줄거리
점순이는 자기네 수탉으로 내 약을 올리느라 우리 수탉하고 쌈을 붙여 놓기가 일쑤다. 하루는 일하는 내게 감자 세 개를 가지고 와서 내밀길래 안 먹겠다고 했더니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화를 낸다.
우리 집은 점순네 땅을 부치므로 일상 굽신거린다. 그래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점순네 칭찬을 하면서도 나에게는 점순이와 붙어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그런데도 점순이는 기를 쓰며 나를 긁는다. 눈물을 흘리고 간 담날 저녁나절에는 우리집 암탉을 알을 못 낳게 할려는지 볼기짝을 쥐어박고 있었다. 또 틈틈이 제 집 수탉을 몰고와서 우리 수탉과 쌈을 붙여 놓았다.
어느 날 소나무를 하고 내려오다 보니 동백꽃 사이에서 점순이가 또 수탉끼리 싸움을 시키고 있었다. 우리 집 닭이 빈사지경인 것을 보고 나는 화가 나서 점순네 닭을 때려엎었다. 나는 분하고 무서워서 울다가 점순이가 내 어깨를 짚은 채 쓰러지는 바람에 동백꽃 속으로 파묻혀 버렸다.
조금 있더니, 아래서 점순이를 찾는 소리가 들리고 점순이가 겁을 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기어서 산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