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밑 돌탑 누가 쌓았나 했더니....

2009. 8. 12. 11:48사진 속 세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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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부터 아내가 들기름을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하더군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에는 늘 직접 농사를 지은 들깨로 기름을 짜서 갖다 주시곤 했는데 돌아가시고 난 후 시장에서 들기름을 사 먹어 본 아내는 아마도 수입 들깨로 짠 기름이라서 그런지 고소한 맛이 덜하다며 국산 들깨로 짠 들기름을 알아보고 사다달라고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샘터로 물을 뜨러 가는 길에 길가에서 복숭아를 팔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그곳에는 복숭아와 소주병에 담겨 있는 검은 기름이 보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들기름이냐고 물으니 머루주라고 하더군요....
혹시 집에서 농사지은 들기름은 안파세요 물으니 다 팔았다며 이틀 후에 다시 들기름을 짜온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틀 후 약속했던 곳에 가 보니 할머니가 들기름을 꺼내 주셨습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짠 것 맞죠?"
"그럼, 이제 더 이상 짤 것이 없어 집에서 먹을 것 빼고는 팔게 이것 밖에 남지 않았어..."
값을 지불하고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아보니 고소한 향이 진동을 한다.
"그래 바로 이 맛이었어...."
쾌재를 부르며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차에 올라탔을 때 였다.
목우재로 가는 다리 밑에 이상한 것들이 눈에 띘다.
가만히 보니 그것은 돌탑이었다.
'아니, 누가 저런 곳에 돌탑을 쌓아 놓았을까?"
길 건너편에 있는 들기름을 판 할머니께 여쭈어 보니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이라고 했다.


이곳이 사람들이 오기에는 그리 가깝지 않은 곳인데 누가 이런 돌탑을 쌓아 놓았을까!..........
왠만한 집중력과 정성 그리고 노력이 없으면 이 정도의 돌탑을 쌓기가 무척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전히 다리 아래에 널려있는 돌을 이용해 쌓은 돌탑.....그동안 비가 내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넘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돌탑에 중심이 잘 잡혀 있거나 쌓은 사람의 기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돌탑을 쌓은 사람들은 공공근로와 희망근로를 하신는 분들이라고 한다. 뙤약볕에서 일을 마치고 사진의 왼쪽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쉬는 짬을 이용해서 돌탑을 쌓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점심 식사 후에는 대부분 잠을 청하는데 그중 몇사람이 하나 둘 돌탑을 쌓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많은 돌탑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점심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돌탑을 쌓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희망을 담은 돌 하나.....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위한 돌 하나....
그돌 하나하나가 쌓여 멋진 소망의 돌탑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탑을 둘러보면서 문득 이런 문구가 생각났다.
"꿈은 이루어 진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루었던 것처럼 이 돌탑을 쌓은 분들의 소망과 꿈도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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