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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작품세계

2009. 6. 17. 15:25마음의 양식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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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 “입석부근”으로 등단. 70년대 초반, “객지”, “삼포 가는 길”, “돼지꿈”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산업 사회의 민중 현실을 체험의 언어로 형상화해 낸 황석영의 등장은 곧 70년대 민중 문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가 작품으로 보여준 민중 현실은 그 속에서 시대의 모순이 첨예하게 녹아 있는 것이었고 그것을 통해 그의 문학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 거울로서 리얼리즘 문학의 전범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리얼리즘은 민중 현실을 그릴 때에도 어떤 도식에 빠지지 않고 인간 존재의 근본적 결핍에 시선을 드리움으로써 삶의 비극적 서정을 놓치지 않았다.

 

민중사의 거대한 흐름을 현재적 문제 의식에서 찾아 들어간 기념비적 대작 “장길산”을 비롯, 월남전의 본질을 해부한 “무기의 그늘”까지 그의 문학은 여전히 현실과의 지난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간척지 공사장을 배경으로 열악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려는 부랑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감동적으로 형상화한 “객지”의 문화적 성과는 산업 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용기 있게 적발해 냄으로써 70년대 민중문학의 획을 그었다.

 

 “장길산”(1974-1984)은 조선조 숙종 연간에 황해도 구월산을 본거지로 활약한 의적패의 이야기를 축으로 해서 당시의 사회상을 민중사적 시각으로 그린 소설이다. 의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홍길동전”, “임꺽정”의 계보에 속하나 단순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 역사를 빌린, 당대의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의 발언으로 읽힌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동화적 은유로 잡아낸 현실을 “장길산”은 역사적 은유로 포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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