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 '김일성 만세'세상 밖으로 나오다

2008. 5. 10. 14:04마음의 양식 독서

6월 16이면 작고 40주기를 맞는 풀의 시인 김수영(1921~68) 시인의 미발표 시 15편과 일기 등 산문 30여 편이 새로 발굴됐다고 한다. 이 시들은 오는 17일 발간 예정인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실릴 예정인데 이번에 공개된 시들 가운데 특히 이목을 끄는 것은 1960년에 쓴 〈'金日成萬歲'〉다 .
이시는 풍자시 이지만 제목이 당시로써는 발표될 수 없는 금기어라 묻혀있다가 이번에 공개된 것이라고 하는데 김수영 시인은 시 '김일성 만세’를 인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언론자유라고 말하고 있다.
그 전문을 보면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김일성 만세> 부분. 한자는 한글로, 표기는 현대어법으로 고침)

<창작과 비평>에 새로 발굴된 김수영의 시와 산문을 공개하면서 ‘제 모습 되살려야 할 김수영의 문학세계’라는 해제를 쓴 김명인 교수는 이 작품에 대해 “김수영은 언론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문학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며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최대의 금기였던 ‘김일성 만세’를 제목을 포함해 세 번이나 반복함으로써 상당한 시적 울림을 확보한 문제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1981년 '민음사에서 펴낸 '김수영 전집'에는 1960년 자유문학'에서 시의 제목을 '잠꼬대'로 바꿔서 발표하자고 했었다는 일기가 있다고 했다.
제목만으로 보면 간첩으로 오인받기에 충분한 김수영 시 '김일성 만세'가 올바른 평가를 받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