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6. 21:14ㆍ건강 정보 창고
▲사진설명 : 1년6개월쯤 전 채식을 시작한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고기 안주 ’를 못 먹게 되자 술까지 끊어 ‘1석2조 ’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choish@chosun.com>/최순호기자 |
“술과 고기를 끊은 뒤 ‘안색이 환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은근히 신경 쓰였던 혈압도 내려가고, 몸이 가뿐해졌어요.”
5일 오후 만난 정세현(59) 통일부 장관은 군살 없이 다부진 몸집이 40대처럼 보였다. 얼굴 피부도 잡티 하나 없이 팽팽했다. 2001년 9월부터 1년 반 넘게 채식을 한 덕분이라고 했다. 채식을 시작하면서 술도 끊었다.
한때 프로필에 ‘두주불사(斗酒不辭)’라고 적혔을 만큼 술과 고기를 즐겼던 정 장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기·생선·조개·달걀·우유 등 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고, 곡물·채소·과일로만 식사한다. 평소에는 정부중앙청사 근처 한식당에서 된장찌개나 우거지국을 주문하고,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거나 외국 대사관에 초대받았을 때는 미리 “고기 없는 요리를 부탁한다”고 귀띔한다. 평양에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렸을 때, 북측이 ‘귀한 손님 대접한다’며 내놓은 ‘대동강 숭어찜’에도 손을 대지 않았다.
“지병으로 고생하던 아내가 5년전 채식을 시작한 뒤 몸이 가뿐해진다며 권하더군요. 진작부터 하고 싶었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어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죠.”
그러던 중 아들·딸이 공부하러 외국으로 떠나 부부만 남게 되자, 혼자 ‘풀’만 먹으며 남편의 밥상을 따로 차리는 부인이 안쓰러웠다고 한다.
“외식할 때 서로 나몰라라 다른 메뉴를 시키는 것도 미안해서 결심을 했죠. 고기 안주가 없으니 술도 당기지 않아, 내친 김에 끊었습니다. 그렇게 두세 달 지나고 나니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나아져 깜짝 놀랐습니다. 주치의가 ‘비결이 뭐냐’고 물었을 정도입니다.”
정 장관은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조간신문을 훑고, 부인과 함께 동네 뒷산을 한바퀴 돌고, 집에서 1시간 동안 명상을 한 다음 출근한다. 회의와 모임이 많아 퇴근 시간은 10시를 넘기기 일쑤다. 일년에 40여 차례 열리는 크고 작은 남북회담 때는, 현장에서 철야를 하며 진두지휘하기도 한다. 정 장관은 “고기를 못 먹으면 힘이 없어서 안된다는 통념은 잘못”이라며 “채식하기 전에는 오후만 되면 온 몸이 뻐근하고 잠이 쏟아졌는데, 요즘은 아침에 쉽게 눈을 뜨고, 온종일 정신이 맑다”고 말했다.
체중은 그동안 거의 줄지 않았다. 잡곡밥·두부·두유 등 영양가 높은 음식을 골고루 먹기 때문이다. 부인과 함께 하는 아침 식사는 생식과 찹쌀떡·과일 등이며 된장국에 밥을 먹기도 한다. 점심·저녁에도 버섯 탕수·야채 잡채·산채 비빔밥 등 다양한 요리를 즐긴다. 그는 “야위지 않으면서 몸이 이렇게 가벼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직원들과 함께 삼겹살집도 갑니다. 하지만 ‘장관이 밑반찬만 먹는데 어떻게 고기를 먹냐’고 불편해할까봐, 미리 ‘내 몫의 술과 고기까지 많이들 드시게’라고 농담합니다. 사람들과 똑같은 잔을 놓고 소주 대신 사이다, 와인 대신 포도주스를 채워 분위기도 맞추지요.”
채식주의자는 까다롭다는 통념도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 직원은 “코스 요리에 고기나 생선이 나오면 자기 몫을 직원들 접시에 직접 덜어주시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정 장관은 채식을 하는 사람의 ‘마음’의 변화까지 이야기했다. “초식동물치고 눈동자가 날카롭고 매서운 동물은 없어요. 풀을 먹으면 마음도 온순해집니다.” (정시행기자 polygon@chosun.com>polygon@chosun.com )
----------------------------------------- ◆전문가 코멘트
어지럼증은 일시적인 금단증상 ‘갑자기’보다 단계적 교체 바람직 ----------------------------------------- 채식을 하면 힘이 없고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대로만 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는 식물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채식을 시작한 뒤 나타나는 어지럼 증상은 일시적인 금단증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고혈압·지방간·비만 등 현대인의 성인병은 대부분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다. 단백질은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하루 필요한 양만 인체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배설된다. 남아도는 단백질을 여과해 배설하는 역할은 간과 신장이 맡는데, 미처 배설하지 못한 단백질이 몸 속에서 암모니아·요소 등 독소로 변한다.
채식은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끊고 채소·곡물·과일만 먹는 방법도 있고, 달걀·생선·유제품 등은 제한적으로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콩을 많이 먹고, 흰쌀밥 대신 현미밥·찹쌀밥·멥쌀밥을 먹는 것이 좋다. 야채도 기름에 볶거나 튀겨 먹는 것보다 무쳐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채식을 한다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밀가루 음식을 지나치게 먹거나, 한 가지 과일만 먹는 등 편식을 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론적으로는 갓난아기 때 젖을 먹는 기간만 빼면, 채식을 해선 안 되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다. 회복기 환자나 노인에게도 권할 만하다. 단 가지과 식물은 관절염을 악화시키므로 관절염 환자는 채식 식단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황성수·대구의료원 신경외과 과장)
'건강 정보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면 부족은 지적활동 장애를 가져온다 (0) | 2007.12.26 |
---|---|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들 (0) | 2007.12.26 |
혈액형 별 발병 가능성이 큰 병 (0) | 2007.12.26 |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 (0) | 2007.12.26 |
춘곤증 치료약은 봄나물 (0) | 2007.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