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갈 때 마다 드는 불편한 생각들

2008. 12. 19. 19:21세상 사는 이야기

사흘동안 이가 아파 끙끙 앓다가 치과를 찾았다. 어릴 적 이가 아파 밤새도록 벽을 치고 울었던 이후로 가장 고통스러웠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병원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제 학생들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제 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많아질 거라고 한다. 그런데 치과에 갈 때 마다 늘 나는 마음이 불편하다. 왜냐하면 직접 경험했거나 예전에 사람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가 늘 뇌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치과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치료비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지역에 있는 치과임에도 스케일링을 받으면 어느 곳에서는 의료보험 처리를 해주는 곳이 있는가하면  또 다른 곳은 전혀 의료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또 기본적인 치료 이외의 진료비는 병원마다 다르고 또 병원과 잘 아는 사람 소개로 갈 경우나 치료받는 환자가 소개해 주었다고 하면 가격을 할인해주기도 한다.이런 것은 신경치료나 보철을 할 경우 임플란트를 할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안면이 있거나 소개를 받았을 때 진료비를 깍을 수 있는 곳이 치과라는 선입견을 버릴 수가 없다.또 치과에 갈 때 마다 2주 후면 끝낼 수 있는 것도 질질 끌어 한 달을 치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전에 어머니께 틀니를 해드릴 때 세 달 동안 병원을 다닌 적이 있었다. 이미 이를 뺀 상태였고 틀니를 맞춘 상태였는데 틈나는대로 어머니를 병원으로 나오시라고 했다. 틀니를 한 상태에서 불편한 점을 교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딱히 치료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병원에 나오라고 했던 것은 진료일수를 높여 의료보험비를 타내기 위한 편법이었다는 것을 한참을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또 한 번은 동네 이장님이 알고 있던 치과에서 아래 위로 이를 7개 걸었었다고 한다. 그런데 2년 후 식당에서 손님과 식사를 하다  입안에 이물질이 씹혀 뱉어보니 이빨이 부러져 나왔다고 한다. 당연히 치료를 받은 치과에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진료카드를 보던 의사가 난데없이 다른 것은 이곳에서 진료를 받은 것이 확실한데 지금 빠진 이만 이곳에서 한 것이 아니라며 발뺌을 했다고 한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다닌 치과가 이곳밖에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니 진료카드에 진료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서 A/S를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우스개 소리로 치과에 오래 다녀본 환자들이 쓰는 말중에  치과에서는 환자들의 병원비를 진료비나 치료비라고 하지만 환자들은 견적과 공사비라고 한다고 한다. 견적을 내고(진료를 하고) 그것을 흥정하고 난 후에 견적서를 작성하고 공사(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불신 때문인지는 몰라도 늘 치과에 가면 마음이 불편하다. 이를 치료하는 두려움과 함께 어디로 가야하는지 선택하는 것이 가장 골치 아프고 힘들었다. 이번에 네군데의 치과를 다녀본 경우에는 형이 치과를 하고 동생이 치기공을 하는 곳이 똑같은 재질로 했을 경우 가장 가격이 저렴했다. 처방 전도 약국에 없는 약을 처방해줘 세군데의 약국을 다니다 성분이 비슷한 것으로 조제해도 괜찮겠냐고 해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누구는 야매(비자격시술자에게 받는 것)로 할 것을 권했지만 부작용의 위험 부담 때문에 포기했다. 이래저래 이가 아프니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신경쓰이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