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에게 구워주고 싶은 쐐기고치

2008. 9. 4. 09:00사진 속 세상풍경

요즘 산과 들로 다니다 보면 어릴 적 추억이 많이 떠오른다.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면 마음도 편해지고 또 온갖 나무와 풀과 꽃들로 스트레스도 잠시 잊을 수 있다.
어제는 양양 둔전리 가는 길목에서 돌배나무를 만났는데 작은 나무인데오 배가 많이 열렸다.그런데 벌레를 먹어 모두 떨어지고 몇 개 남지 않았다. 하나 따서 한 입 베어무니 맛이 기가 막히다. 약간은 시금하고 달콤함이 입안 가득 전해졌다.
그런데 배를 따다보니 나무 가지 끝에 메추알 같이 하얀 것이 눈에 띈다.
가까이 가보니 쐐기다. 어릴 적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보았던 쐐기 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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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어릴 적 내가 침을 흘린다며 쇄기고치를 따다가 구워주시곤 했다.이 안에는 쐐기나방의 유충이 자라고 있는데 붉고 또는 둥그스런게 밍밍한 맛이 났었다. 아무튼 그런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침을 흘리지 않았다. 또 경기를 자주하는 아이들에게도 좋다고 해서 약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요즘 무한도전에 나오는 박명수는 나이 40이 가까운데도 자주 침을 흘리는 모습이 보이곤 하는데 이 쐐기를 따서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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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쐐기고치보다 유난히 큰 이것은 색상도 조금 달라보인다. 어릴 적에 보았던 것은 갈색줄이 위 아래로 있었는데 배나무 쐐기고치는 크고 흰색이 주를 이뤘다.
도시에 살면서 자주 볼 수 없는 쐐기......약효를 떠나서 또 산에 갔다 피부에 닿아서 가렵고 쓰리던 기억마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