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금연중인 나를 인터뷰하다.
2008. 8. 6. 18:59ㆍ세상 사는 이야기
300x250
가끔은 글쓰기가 지루하고 지겨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아무 생각없이 잠을 자거나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다. 그래도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때는 나를 심문하듯 나에게 묻고 답하는 버릇이 있다.
새로운 시도인데 자꾸 하다보니 재미있다.
오늘은 8년째 금연 중인 나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8년째 금연하고있다는 게 사실인가?
그렇다 2000년 1월1일에 끊었다.
담배는 언제 부터 피웠나..
사실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배웠다. 대부분 중학교 때 부터 피운 친구와 달리 나는 고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친구네 집에서 키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친구가 내뿜는 담배연기가 너무나 멋있어 보여 처음 피워봤다.
당시 친구네 할머니는 공초없는 새마을을 피웠는데 노란 필터가 있던 새마을과 필터없이 나오던 새마을 담배가 있었다. 처음 입에 대었을 때는 정신이 어질어질 하고 혼미했고 기침이 심하게 났다.
그래서 속으로 삼키지는 않고 입에서 뻐끔뻐끔하며 담배를 피웠다.
뻐끔담배가 결국은 골초를 만들었다.
금연하게 된 동기는?
우연히 부부모임에 갔다가 남자들끼리 내기를 했다. 공교롭게도 네 부부의 남편들이 모두 골초였는데 내년 모임에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이 모임에 들어갈 경비를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했다.
담배도 끊고 경비도 절약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전부 찬성했다.
물론 피우고 안피우고는 각자의 양심에 맡기기로 했다.
사실 나는 담배로 인해 너무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독하게 끊어보자 결심했다.
술 마신 다음날 양치질을 하려고 하면 속에서 욱욱하고 헛구역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을 때는 언제?
금연을 시작하고 3일간 죽는 줄 알았다. 온통 생각이 담배였다. 식사 후에는 속에서 담배를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아이들 수업 중에 분필을 입에 문 적도 있고 친구가 권해준 금연초를 피우다가 머리털을 홀랑 태운 적도 있었다.
금단증상이 시작되면서 군것질이 심해졌다. 담배생각이 날때면 말린 쑥을 입에 넣고 씹기도 했다.
입이 쓰면 담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담배 때문에 있었던 에피소드는?
담배를 피우고 늘 집에 들어갈 때 양치질을 하곤 했다.
입에서 냄새가 나면 어머니에게 바로 들키기 때문이었다.
한번은 친구와 막걸리를 마시다 잠시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컴컴한 길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미처 보지 못하고 담배연기를 후~하고 뱉는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못본 체 얼른 안으로 숨었는데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가..
"우리집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겠어....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아서....."
하며 나를 쳐다보시는 것 아닌가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차라리 혼내거나 매를 맞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몰래 아버지의 담배를 훔쳐 피우는 것도 아마 알고 계신 눈치였다......
그리고 학교에서 소지품 검사를 할 때 친구녀석이 내 책상 서랍속에 담배를 넣은 줄도 모르고 태평하게 있다가 교무실로 불려가 손바닥을 맞고 1주일간 화장실 청소를 했다. 그때 화장실에는 온통 담배 피우는 녀석들 때문에 화장실 창문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 같았다....
금연에 성공하고 난 후 좋은 점은 무엇인가
금연을 시작하고 난 후 첫번째 변화는 호흡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조금만 걷거나 뛰어도 숨이 차서 헉헉 거리던 것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바퀴 돌면 숨이 차서 걸었는데 지금은 세 바퀴는 쉬지 않고 뛸 수 있다.
그 다음은 입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늘 이가 누렇게 변하고 치석 사이에 니코틴이 박혀 1년에 한 번씩 스켈링을 했었다. 그러나 스켈링을 할 때 뿐 금새 다시 누래졌고 늘 입에서 담배 쩌든 냄새가 진동했다..
그런데 금연을 하고 나니 점차 치아가 하얘지더니 지금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역시 옷이나 머리털에서 나던 담배냄새도 더 이상 나지 않았다.
또 하나 술을 마신 다음 날 이를 닦을 때 욱욱 거리던 증상이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배란다에서 피워도 집안으로 담배냄새가 스며들어 냄새가 난다며 짜증을 부리던 아내가 가장 좋아했다.
담배를 다시 피우고 싶은 생각은 없나?
힘들게 담배를 끊었는데 왜 다시 피우겠나.
친구들은 나보고 독한 놈이라고 하지만 어떤 욕을 먹어도 다시 담배는 피우지 않을 것이다.
내가 겪었던 일과 담배의 폐해를 알려주며 고3 아들과 고 1 아들에게 절대로 담배만은 배우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혹시 나중에 피우는 것을 알게 되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담배를 끊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금연하고 싶어하는 애연가들에게 한 마디..
담배가 몸에 안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예전에 TV에 담배가 폐암을 유발하고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는 프로그램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들은 그것을 보며 오히려 더 담배를 많이 피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마라 하지마라 한다고 담배를 끊을 사람은 많지 않다. 또 담배값을 올린다고 담배를 끊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스스로 왜 담배를 끊어야 하는지 해답을 찾아야 하고 한 번 담배를 끊어야지 하면 정말 독하게 마음 먹어야 한다. 가장 좋은 금연의 방법은 내 의지다. 내 의지가 약해질 때 병원을 찾아 금연 클리닉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 금연침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담배를 끊는 순간 세상이 환해진다. 내 몸 속도 푸른 하늘처럼 맑아질 것이다.
모두 꼭 금연에 성공하길 빈다.
새로운 시도인데 자꾸 하다보니 재미있다.
오늘은 8년째 금연 중인 나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8년째 금연하고있다는 게 사실인가?
그렇다 2000년 1월1일에 끊었다.
담배는 언제 부터 피웠나..
사실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배웠다. 대부분 중학교 때 부터 피운 친구와 달리 나는 고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친구네 집에서 키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친구가 내뿜는 담배연기가 너무나 멋있어 보여 처음 피워봤다.
당시 친구네 할머니는 공초없는 새마을을 피웠는데 노란 필터가 있던 새마을과 필터없이 나오던 새마을 담배가 있었다. 처음 입에 대었을 때는 정신이 어질어질 하고 혼미했고 기침이 심하게 났다.
그래서 속으로 삼키지는 않고 입에서 뻐끔뻐끔하며 담배를 피웠다.
뻐끔담배가 결국은 골초를 만들었다.
금연하게 된 동기는?
우연히 부부모임에 갔다가 남자들끼리 내기를 했다. 공교롭게도 네 부부의 남편들이 모두 골초였는데 내년 모임에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이 모임에 들어갈 경비를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했다.
담배도 끊고 경비도 절약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전부 찬성했다.
물론 피우고 안피우고는 각자의 양심에 맡기기로 했다.
사실 나는 담배로 인해 너무나 많은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독하게 끊어보자 결심했다.
술 마신 다음날 양치질을 하려고 하면 속에서 욱욱하고 헛구역질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을 때는 언제?
금연을 시작하고 3일간 죽는 줄 알았다. 온통 생각이 담배였다. 식사 후에는 속에서 담배를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아이들 수업 중에 분필을 입에 문 적도 있고 친구가 권해준 금연초를 피우다가 머리털을 홀랑 태운 적도 있었다.
금단증상이 시작되면서 군것질이 심해졌다. 담배생각이 날때면 말린 쑥을 입에 넣고 씹기도 했다.
입이 쓰면 담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담배 때문에 있었던 에피소드는?
담배를 피우고 늘 집에 들어갈 때 양치질을 하곤 했다.
입에서 냄새가 나면 어머니에게 바로 들키기 때문이었다.
한번은 친구와 막걸리를 마시다 잠시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컴컴한 길에서 누군가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미처 보지 못하고 담배연기를 후~하고 뱉는 순간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못본 체 얼른 안으로 숨었는데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가..
"우리집 앞으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겠어....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아서....."
하며 나를 쳐다보시는 것 아닌가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차라리 혼내거나 매를 맞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었다.
몰래 아버지의 담배를 훔쳐 피우는 것도 아마 알고 계신 눈치였다......
그리고 학교에서 소지품 검사를 할 때 친구녀석이 내 책상 서랍속에 담배를 넣은 줄도 모르고 태평하게 있다가 교무실로 불려가 손바닥을 맞고 1주일간 화장실 청소를 했다. 그때 화장실에는 온통 담배 피우는 녀석들 때문에 화장실 창문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 같았다....
금연에 성공하고 난 후 좋은 점은 무엇인가
금연을 시작하고 난 후 첫번째 변화는 호흡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조금만 걷거나 뛰어도 숨이 차서 헉헉 거리던 것이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바퀴 돌면 숨이 차서 걸었는데 지금은 세 바퀴는 쉬지 않고 뛸 수 있다.
그 다음은 입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늘 이가 누렇게 변하고 치석 사이에 니코틴이 박혀 1년에 한 번씩 스켈링을 했었다. 그러나 스켈링을 할 때 뿐 금새 다시 누래졌고 늘 입에서 담배 쩌든 냄새가 진동했다..
그런데 금연을 하고 나니 점차 치아가 하얘지더니 지금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역시 옷이나 머리털에서 나던 담배냄새도 더 이상 나지 않았다.
또 하나 술을 마신 다음 날 이를 닦을 때 욱욱 거리던 증상이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배란다에서 피워도 집안으로 담배냄새가 스며들어 냄새가 난다며 짜증을 부리던 아내가 가장 좋아했다.
담배를 다시 피우고 싶은 생각은 없나?
힘들게 담배를 끊었는데 왜 다시 피우겠나.
친구들은 나보고 독한 놈이라고 하지만 어떤 욕을 먹어도 다시 담배는 피우지 않을 것이다.
내가 겪었던 일과 담배의 폐해를 알려주며 고3 아들과 고 1 아들에게 절대로 담배만은 배우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혹시 나중에 피우는 것을 알게 되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담배를 끊도록 할 것이다.
끝으로 금연하고 싶어하는 애연가들에게 한 마디..
담배가 몸에 안좋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예전에 TV에 담배가 폐암을 유발하고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는 프로그램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친구들은 그것을 보며 오히려 더 담배를 많이 피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마라 하지마라 한다고 담배를 끊을 사람은 많지 않다. 또 담배값을 올린다고 담배를 끊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스스로 왜 담배를 끊어야 하는지 해답을 찾아야 하고 한 번 담배를 끊어야지 하면 정말 독하게 마음 먹어야 한다. 가장 좋은 금연의 방법은 내 의지다. 내 의지가 약해질 때 병원을 찾아 금연 클리닉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고 금연침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담배를 끊는 순간 세상이 환해진다. 내 몸 속도 푸른 하늘처럼 맑아질 것이다.
모두 꼭 금연에 성공하길 빈다.
300x250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물 학대로 오해했던 강아지 목의 깔때기 (6) | 2008.08.07 |
---|---|
김성근 감독 쿠바전 해설 불편했다 (5) | 2008.08.06 |
입법기관의 결정을 흔드는 정치인은 누가 심판할까? (0) | 2008.08.06 |
고 3 아들이 권한 만화책 삼봉 이발소 (2) | 2008.08.05 |
서퍼들이 좋아할 구름의 폭풍 속으로..... (0) | 2008.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