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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에서 35분 지옥의 귀경 레이스

2008. 8. 5. 08:55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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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란 사람들을 피해서 가는 것이 피서다....
어느 때 부터인가 피서는 고생길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떠나는 것일까? 그것은 한국의 계절 탓이 가장 클 것이다.사계절 중 바다에서 풍덩 몸을 던져볼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피서를 떠나다 보니 여름철 해수욕장은 물반 사람반이다.
문제는 피서를 왔다가 다시 돌아갈 때의 스트레스인데 내려올 때 3시간이면 가던 곳을 7시간 이상 걸리는 경우 정말 짜증난다고 말한다.
속초에 사는 나는 차량정체에 대해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주5일 근무제로 지금은 금요일에 내려오는 사람이 많지만 예전에는 토요일 오후 속초로 내려오는 차량이 많을 때 나는 거꾸로 서울로 향하는 일이 많았다.
늘 차량이 밀리는 것과 반대로 살다보니 차량정체로인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번에 어쩔 수 없이 고향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그것도 피서가 최고조로 이른 8월 2일 고향을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걱정이 앞섰다.
속초를 떠나 미시령 터널 매표소를 갈 때 까지는 차량소통이 원활했다.
그런데 매표소를 지날 때 아가씨가 한 마디 한다.
"터널에서 부터 차량이 밀립니다.조심하세요."
'피서철에 차량이 밀리는 것이 당연하지요, 수고하세요"
여유있게 인사를 하고 미시령 터널 입구에 도착했을 때 아뿔사 입구에서부터 차량이 막혔다.
그제서야 무언가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터널 안에서 갇혔다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어쩌나?.......'
'에이 설마 무슨 일이 있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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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은 곧 후회로 바뀌었다. 터널로 들어서기도 쉽지 않았고 막상 들어서니 그야말로 차로 꽉 막혔다. 순간의 선택이 고생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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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정체.....저 글자가 꼭 고생해봐 고생시작 ...이렇게 보였다....더위 먹은 탓일까?>

그렇게 시작된 터널 통과 시간은 36분....에어콘을 틀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찜통 더위에 지옥이 따로 없었다.
요즘이야 에어콘 없는 차량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에어콘이 없는 차량이 있다면 어쩌랴......
요란하게 굉음을 내며 돌아가는 대형 환풍기 소리 차량들이 튼 에어콘으로 창문을 열면 바로 뜨거운 바람이 후끈거렸다.
'아, 이런 날에 왜 내가 미시령 구도로로 갈 생각을 안했을까"
"천천히 풍경 구경도 하고 정상에서 속초 시내도 내려보면서 가면 이런 스트레스와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될텐데..."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을 터널 안에서 진저리 치게 느꼈다.
'유료도로비로 2800원을 주고 이게 뭔 고생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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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지나자 나타난 하늘 어때 기분 좋지 하며 강아지 한 마리가 하늘을 보며 웃는 둣 하다.....반갑다 시원한 하늘과 구름 그리고 푸른 산....)

그렇게 터널을 벗어나니 탁트인 시원한 하늘이 왜그리 예쁘고 고맙게 느껴지는지.....
차량이 거북이 걸음을 하는 것은 두번째고 맑은 하늘과 푸른 산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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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선에서 1차선으로 서로 가려고 하니 차가 밀릴 수 밖에 .....지독한 병목현상.....병의 목을 싹둑 자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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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발을 내놓고 ...누구는 손을 내놓고.....나름대로 무료함을 달래려는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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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안에서 뒤를 돌아보니 터널을 지나 용대 삼거리를 지나지 못한 차량들이 꼼짝도 못하고 있다.

이곳의 차량 지체 원인은 바로 용대 삼거리다.
이차선이 끝나는 지점과 진부령에서 넘어오는 차량이 만나는 곳이라 병목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10km 남짓한 거리를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음악을 크게 틀고 가는 차량 발을 차량 밖으로 내놓은 사람 ....썬루프를 올리고 그 위로 머리를 내놓은 어린이....아예 차량에서 내려서 걷는 사람들....지쳐 계곡에 차를 세우고 다시 텐트를 치는 사람들.....
나름대로 차량정체에 익숙해진 사람도 많은 듯 했다.
이런 일을 겪어보지 못한 내게는 정말 지옥의 레이스였다.
피서는 사람을 피해서 가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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