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뱅이 유감

2008. 8. 3. 12:44세상 사는 이야기

일요일 아침 아내의 심부름으로 재래시장에 들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보리떡과 꿀떡....
그리고 고등어와 맥반석김.....명태 말린 것..적어간대로 하나하나 꼼꼼하게 시장을 보고 어시장에 들렀다.
피서철에 고기들이 나오질 않았는지 파는 물건이 별로 없다.
그 많던 오징어가 만원에 3마리....물곰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일요일에 피서객들이 몰려들고 바다에서 나오는 고기가 없으니 생물값이 비싼 것은 당연지사 겠지만 정말 살 것이 없었다.
그때 눈에 띈 것이 골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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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침이 도는 골뱅이.....그래 이것으로 해장하면 되겠다.
어제 과음한 탓에 아직도 속이 안좋은데 골뱅이 안주에 반주로 소주 몇 잔........생각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아주머니.이 골뱅이 얼마예요?"
"스무 마리에 만오천원"
"헉...좀 비싸다..."
그때 눈에 띈 것이 옆에 소쿠리에 있는 작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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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작은 것은 얼마예요?"
"그건 스무마리 만원"
시장 다보고 돈은 만원 밖에 남지 않고 골뱅이 먹을 사람은 많고.....한참 고민끝에 양이 많은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제일 작은 것을 선택했는데 그것은 마리수를 세어  팔지 않고 소쿠리에 담아서 파는 것이었다.
보기에 수북해 보여 제일 작은 것으로 샀는데......
아뿔사......봉지에 쏟아 놓고 소쿠리를 내려 놓는데 소쿠리 가운데 봉긋한 것 아닌가?
'에고, ,저렇게 가운데가 봉긋해서 양이 무척 많아보였구나...."
순간 눈속임에 당한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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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누가 만들었는지. 기가 막히다.
양옆면과 가운데 봉긋 올라온 곳이 똑같다
저런 곳에 담으면 양이 많아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
그렇지만 사는 입장에서는 무언가 속았다는 느낌이 들은 것은 나만의 생각만이 아닐 듯 싶었다.
일전에 친구가 중국에 갔을 때 길에서 땅콩장수가 땅콩을 팔고 있었는데 검은 봉지를 한웅큼 들고 있어 가격을 묻고 샀는데 그때 손에 밥공기를 거꾸로 들고 그 위에 검은 봉지를 씌워 양이 많게 보여 깜빡 속았다며 씁쓰레하던 기억이 났다.
양이 많게 보이게 하는 이유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잠시 스친 언짢음과 궁금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