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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지난 냉동만두를 아껴 먹는 이유

2009. 3. 6. 11:32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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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생전에 직접 만들어 주신 만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그동안 냉동실에 넣어두고 라면을 끓여 먹을 때 한 개씩 넣어 먹었는데 이제 달랑 네 개 밖에 남지 않았다.

이 만두가 냉동실로 들어간지가 꼬박 2년이 넘었다. 2006년 설날 때 어머니가 바리바리 싸주셨던 음식중에 유일하게 남은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늘 고추가루며 들기름 김치 마늘 파 대부분의 농산물을 직접 보내주셨는데 2007년 12월 갑자기 어머니가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늘 겨울 방학 때면 속초에 와서 20여일간 머무시곤 했는데 우리집에 오시기 며칠 전에 갑자기 변을 당하셨다.
너무나 갑자기 당한 일이라 임종도 지키지 못해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는 죄스런 마음이 남아있다.
맞벌이를 하면 집안 일을 찬찬히 챙기지 못한다며 택배로 보내주시기도 하고 고향에 가면 마늘을 찧어서 냉동시켜 놓은 것이며 갖가지 양념들을 먹기 좋게 만들어 주시곤 하셨던 어머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석달이 지난 무렵이었을까?.....모처럼 쉰다며 냉동실을 정리하던 아내가 구석에서 냉동만두를 발견했다.지난 해 설날에 갖고 온 것이니 1년이 넘은 것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며 버릴 것들을 한군데다 모아 놓았다. 나는 냉동실에 있던 것인데 뭐 어떠냐며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만두를 다시 냉동실에 넣었다.그뒤 라면을 끓일 때 마다 한 두 개씩 넣어서 끓여 먹곤 했는데 그럴 때 마다 어머니 생각이 간절했다.
늘 말없이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셨던 어머니 ...며느리가 아픈 곳을 잘 긁어주시고 부족한 아들과 함께 살아줘서 고맙다며 고마워 하시던 어머니....지금도 어머니의 손맛을 맛본 주변 사람들은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 하기도 한다. 지금은 본래의 만두 맛을 잃어버렸지만 어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 담긴 냉동 만두 네 개......갯수가 줄어들수록 어머니가 더욱 그립다. 
지난해 써 두었던 자작 졸시 한 편 올려 본다. 


냉동만두


주말에 냉장고를 청소하던 아내가 냉동실에서 만두를 발견했다
일 년 육 개월 전 설날 때 어머니가 보내주신 만두를
냉동실 안쪽에 넣어두고 까맣게 잊은 사이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어머니 돌아가셨는데
어머니 손맛이 배어있는 냉동 만두를 보니 왈칵 눈물이 났다
그동안 아껴먹던 고추장 된장 들기름 떨어진 뒤
조금이라도 남겨둘걸 후회하곤 했는데
다행히 냉동만두가 남아있었구나
점심으로 라면을 끓일 때 만두 하나를 넣었다
만두 하나를 위한 들러리 라면이 지글지글 끓는 사이
온몸이 어머니 생각으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어머니 사랑이 배어있는 음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며
입안에서 툭 터진 만두소
눈물 속에 가물가물 어머니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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