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이 도래했다는 무속인의 말에 고민하는 친구 왜?

2012. 1. 26. 07:00세상 사는 이야기

신년 초 점집을 찾은 친구....

해마다 신년 초에 사주나 운세를 보기 위해 점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 아내도 연초면 사주나 운세를 보고 싶어 하는데 그때 마다 인터넷을 통해 재미삼아 운세를 보곤 하죠.
그에 비해 매사 고민이 있을 때면 무속인의 집을 찾아 가는 친구도 있습니다.
누가 용하다는 말만 하면 몸이 쑤셔 가만히 있지를 못합니다.

그 친구가 이번 정초에 또 점집을 찾았다고 합니다.
설날에 고향에서 함께 오랜만에 회포를 푼지 이틀밖에 지났는데 그새 또 점집에 다녀 왔냐며 핀잔을 주었는데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또 그곳에 갔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이미지 출처: 무속신문>

금년에 대운이 도래했다는 무속인의 말 사실일까?

몇 해 전부터 부진한 사업 때문에 점집에 자주 드나들던 친구는 늘 예측이 빗나가는 것 때문에 적지 않이 실망하고 있던 차에 이번에는 정말 용한 무속인을 만났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더군요.

그동안 봤던 점집에서는 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며 복채나 많이 뜯어 내려고 하는데 이 무속인은 친구의 지난 과거를 쪽집게 처럼 잘 맞추는데다 올해 자신에게 대운이 도래했다는 말에 너무나 기분이 좋아 복채를 두둑히 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친구의 뒷 이야기를 들으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친구 말에 의하면 그동안 불운을 한 방에 날려줄 대운이 도래했는데 그동안 막혀있던 불운한 기를 뚫어줘야 한다며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물었습니다.
"부적을 쓰거나 아니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뚫어줄 굿을 하라는 이야기 아닌가?"
그러자 친구가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굿 준비하는 친구 안타까워....

친구 모습을 보면서 문득 설날을 전후에 A채널에서 나왔던 "이영돈의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 중 4부작 '굿과 무당'에 나오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모든 무속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무속인들중 상당수가 인위적으로 불안을 조성해서 부적을 쓰게 하거나 굿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합니다.
그나마 친구가 만났던 무속인은 대운이 도래했다며 긍정적인 예측을 해준 것은 다행이지만 역시나 대운을 맞으려면 부적이나 굿을 해야한다는 점은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굿을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
"몇년 동안의 불운했던 기를 한 방에 날려 버릴 대운이라는데 안할 수 있겠나?"
"이 사람아 그런 말은 누군들 못하겠나...."
"그래도 마지막으로 속는 셈 치고 해볼까 고민중이네...."   


이미 마음을 굳힌 듯한 친구 아무래도 조만간 친구는 거하게 굿판을 벌일 것 같습니다.
말려도 들을 친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편하게 굿이나 보고 떡 먹을 입장도 아니고.....
친구를 생각하면 이래저래 불편한 신년 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