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구두닦이 직접 사용해 보니.....

2011. 11. 28. 06:00편리한 생활정보

예전에는 주변에서 구두수선점을 흔히 볼 수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구두 수선점을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다방이나 사무실을 찾아 다니며 구두를 닦아주던 사람도 없고 터미널 주변에 꼭 있던 구두수선공도 이젠 볼 수 없습니다.
작년 말인가 버스를 타고 동서울에 내렸을 때 구두수선점이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곳에서 반짝반짝 광을 내던 아저씨의 빠른 손놀림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런 향수가 자꾸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구두 수선점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마도 자동 구두닦이가 아닐가 생각됩니다.
고속버스 휴게실들 들릴 때 마다 눈에 띄는 자동 구두닦이를 보면서 언젠가 한 번 사용해봐야지 했었는데 지난 주 일요일 춘천을 다녀오는 길에 휴게소 화장실 입구에 있는 자동 구두닦이 기계를 발견했습니다.


직업상 구두를 신고도 험한 곳을 다녀야 하는 내게 이런 기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스런 일입니다.
전날 비포장 도로를 걸은 탓인지 흙이 묻고 먼지가 뽀얗게 쌓인 구두가 얼마나 깨끗하게 닦일까 하는 기대감에 자동 구두 닦이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천원권 지폐를 넣고 발판에 구두를 올려 놓았습니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잠시 기다리니 기계가 구두를 닦기 시작합니다.
천연왁스를 사용해서 바지와 양말에 묻지 않는다고  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계가 내발을 닦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기계에 부착된 구두솔이 한쪽 발을 3회 왕복하면서 구두를 닦고 난 후 잠시 후 "발을 바꿔주세요" 하는 안내 멘트가 나오더군요.
왼쪽 발을 넣으니 똑같은 방법으로 구두를 닦은 후 "끝났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는 음성 안내와 함께 작동이 종료되었습니다.


구두를 닦고 난 후 구두를 보니 구두 수선공이 손으로 정성껏 닦아주던 것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1000원으로 구두에 묻은 흙과 먼지를 제거하기에는 그만이었습니다.
평소에 구두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구두를 닦는 정도라면 사용하기 좋을 것 같고 구두가 오래 되었거나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향수 때문일까요?  저는 자동 구두닦이 기계로 닦는 구두 보다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던 구두 수선공의 손길이 그립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