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를 바꾼 후 알게 된 사실들....

2010. 8. 20. 08:36세상 사는 이야기

어릴 때나 지금이나 살면서 가장 가기 싫고 두려운 곳이 병원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치과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물론 병원에 가기 좋아서 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중에 유독 치과에 가는 것이 두려운 것은 초등학교 때 마취주사도 없이 치료를 받다 신경을 건드려 며칠을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몰라도 늘 치과에 가지 않으려고 참다가 병을 키우곤 했다.
부모님중 어머니가 치아가 안좋으셔 일찍 틀니를 하셨었는데 나 역시도 유전적인 기질을 물려 받은 탓인지 치과를 자주 들락날락 거렸다.
원래 치아가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평소 치아관리를 잘못해 나이 오십에 벌써 일곱개의 치아를 발치했다.
그중 한 개는 신경치료와 함께 금으로 보철을 하고 한 개는 아말감 보철을 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덜그럭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주 마지막 남은 어금니가 흔들리고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왠일인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니 운영이 잘 되지 않아서 지난 달에 폐업을 했다고 했다.
할 수 없이 친구가 소개해준 치과를 찾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며칠 치료를 받으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다니던 치과에서는 이가 썩고 흔들려 병원을 찾아가 발치하러 왔다고 하면 의사는 군소리 없이 마취주사를 놓고 이를 뽑아주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미리 예단하고 이를 빼러 왔다고 말한 내 잘못이 더 크지만 그래도 환자의 치아상태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그에 맞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그저 환자가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고 환자가 원하는 대로만 해줄 뿐이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환자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찾아간 치과는 의사선생님이 칠순이 다되셨는데 예전에 다니던 치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세심했고 친절했다..

먼저 남아있는 이를 하나하나 흔들어 보고 병원에 오게된 이유를 꼼꼼히 체크하고 난 후 엑스레이를 찍고 현재 치아상태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부분 틀니를 할 경우와 임플란트를 할 경우의 장단점도 쉽게 설명해주었고 치료비도 직접 설명해주었다.
바로 앞 환자에게도 한참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던 것으로 봐서 모든 환자들에게 늘 친절하게 최선을 다하는 듯했다.

첫날 치료를 받을 때 당연히 뺄줄 알았던 치아도 무조건 빼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며 되도록 살리는 방향으로 해보자며 시간을 두고 치료해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빼고 오랫동안 해넣지 않으면 다른 이들도 금방 상한다며 되도록 빨리 이를 해넣을 것이 좋다고 했다.
현재 내 치아의 상태에 대해 소상히 이야기해주고 환자가 궁금한 것을 성심껏 이야기해주는 의사선생님을 보며 처음부터 이곳에서 치료 받았으면 지금처럼 많은 치아를 빼지 않아도 되었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병원도 이곳저곳 꼼꼼히 비교해보고 치료를 받아야 비용도 적게 들고 서비스도 제대로 받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는데 지나고 나서야 그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곳에 오래 다니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처음 선택할 때 요모조모 잘 따져 보고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