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최악의 교통지옥을 경험하다.

2010. 8. 23. 09:18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는 처서를 하루 앞둔 일요일 이었습니다.
그동안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뵌지 오래 되었고 또 서울에 물건을 하러 가는 아내 일도 도울 겸 겸사겸사 길을 떠났는데 그야말로 최악의 교통지옥을 경험했던 하루 였습니다.
예년 같으면 벌써 피서가 끝나고 한산할 때지만 올해는 폭염과 열대야 때문에 해수욕장 개장을 30일까지 연장한다는 소식 때문일까요?
일요일이었던 어제는 고속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극심한 정체 때문에 서울까지 무려 7시간이 걸렸습니다.
평소에 2시간 30분이면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이고 서울 양양 고속도로 구간 중 동홍천 구간이 개통되고 또 미시령 터널을 지나 용대리 구간이 4차선으로 확포장되어 극심한 정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현실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처음 신호등에서 꼬리를 물기 시작한 차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줄더니 홍천부터는 지정체가 점점 심해졌습니다.

         고심 끝에 국도를 피해 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아뿔사!!!..........

다섯 시가 다되어서야 고향 홍천에 들러 팔순 아버지를 뵙고 저녁식사를 먹고 다시 떠난 시각이 여섯시....
국도를 피해 동홍천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입구에서 부터 차량들이 꽉 막히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홍천 양평간 국도를 이용할 때 병목현상 때문에 고생한 기억 때문에 편하게 고속도로를 이용해보겠다던 기대는 진입하면서 짜증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평균 속도가 채 시속 20km를 넘지 못하더군요..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고 떼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발목이 시큰 거릴 지경이었습니다.
평소 고속도로 진입 후 한 시간이면 동대문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동산 인터체인지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차량들이 지정체를 반복하며 터널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오른쪽에 관광버스가 갓길에 세워져 있습니다. 차량지체로 급한 볼일을 보기 위해 산으로 오르는 아주머니 모습과 남자들의 소변 보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차량 행렬들.....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합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교통 방송은 서울 동홍천간 정체가 심한데 특히 가평에서 서종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왔습니다.
고민 끝에 어렵게 강촌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국도를 타고 서울로 가기로 했습니다.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네비게이션이 일러주는대로 달려 가는데 그동안 막혔던 도로가 갑자기 뻥 뚫리니 마음까지 시원해졌습니다.
이때의 시간이 벌써 여덟시를 넘었습니다.

        가는 곳 마다 병목현상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국도

바쁜 마음에 강촌역을 지나 가평 방향으로 틀었는데 아.......이곳도 고속도로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꽉 막힌 차량 때문에 옴짝달짝 못하자 아내가 불평을 쏟아내더군요.
그냥 고속도로를 탔으면 가평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화장실도 들렸을 텐데 괜히 빠져나와 더 늦어졌다고 투덜대더군요.

9시가 넘은 시각 가평에 도착했는데 차량들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차를 돌려 청평 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지만 모처럼 차량 소통이 원활한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0여분 달려 청평 근처에 도착하니 또 차량들이 밀리기 시작했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서종 인터체인지로...

간신히 청평을 지나 다시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양평 방향 서종으로 향했습니다.
교통정보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가평에서 서종간 고속도로의 정체가 심하니 서종을 지나면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굽이굽이 끝없이 돌아가는 길......
아내가 오늘 물건하는 것 포기하고 돌아가자고 하더군요...
가봐야 물건을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차라리 피서온셈 치고 쉬었다 가자는 말까지 나오더군요.
사실 제 속마음도 그대로 차를 돌리고 싶었지만 참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앞으로 나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서종 인터체인지를 지나 고속도로로 들어섰습니다.
아직도 차량이 빼곡합니다.
더 이상 돌아갈 길이 없으니 그대로 진입했습니다.
약 20여분이 지났을까요?
화도 부근을 지나면서 부터 2차로에서 가변차선이 열리면서 차량 소통이 원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동대문에 도착한 시각이 11시 50분이었습니다.


     피서를 다녀오는 길이라면 즐거웠을텐데.....

폭염과 정체와 지체 그리고 소나기 까지....
오후 3시에 속초를 떠나서 무려 8시간만에 동대문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니 고향에서 아버지를 뵙고 나온 시간 한 시간을 빼면 7시간이 걸렸네요.
즐겁게 피서를 즐기고 왔다면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을 텐데.....고속도로에서 국도로 국도에서 다시 고속도로로....
먹고 살기 바쁜 사람에게 피서철 차량 정체는 짜증 그 자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