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에서 만난 외계인 ET

2010. 7. 30. 10:00사진 속 세상풍경

올 여름은 지난해와 달리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에어컨 없이는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푹푹 찌는 날씨에 밤에도 후텁찌근한 열대야로 잠못 이루기 일쑤다.
이럴 때 생각나는 곳이 해수욕장이나 시원한 그늘이 있는 계곡인데 마침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다.
더위에 지쳐 계곡으로 나왔다며 고기를 잡으러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 계곡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이곳은 예전에 몇번 와보기는 했지만 그냥 지나치기만 했을 뿐 오늘처럼 천천히 계곡을 돌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계곡이 아름다웠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너무나 조용했다.
사람들을 피해서 가는 곳이 피서라는 친구의 말처럼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물놀이와 고기잡이를 즐길 수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않는 탑동리 계곡.....푸른 나무들과 아담하게 솟은 바위와 얕은 물길이 가족이 피서를 즐기기 좋은 곳이었다. 


폭염 때문에 물 한 방울 남지 않은 곳에서 바위 틈에 핀 수수한 붓꽃.....푸른 강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듯 했다.


올해는 비가 내리지도 않고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데도 바위 틈에 꿋꿋하게 자라는 나무를 볼 때 마다 강인한 생명력을 느끼곤 한다.


35도가 넘는 폭염....이런 날 그늘 밑에 누워 휴식을 취하거나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있노라면 금새 더위가 싹 가신다.


이곳에는 물이 맑아 1급수에서만 산다는 산천어와 버들지 그리고 꺽지와 메기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천천히 계곡을 걸어 오르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더위가 싹 가신다.


이날 피서를 즐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강변 바닥에서 만난 ET였다.


강바닥 여기저기 널려있는 ET 형상의 물체는 돌이 아닌 시멘트였는데 예전 수해 복구 때 사용하던 것이 버려져 닳고 달아 마치 외계인 ET를 닮은 듯했다.


닳고 깨지고 금이 가 자연스런 모습으로 돌 속에 묻혀있는 ET.......


보는 사람들 모두 외계인 ET와 너무 닮았다며 입을 모았다.
처음 버려졌을 때는 자연 환경을 해치는 시멘트 블록이었지만 지금은 세월에 깍이고 깍여 자연스럽게 자연에 일부가 된 ET.....
혹시 탑동리 계곡에 피서를 가는 일이 있다면 강바닥에 누워 있는 ET를 찾는 재미를 느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