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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과 질병과의 관계

2007. 12. 27. 10:34건강 정보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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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당국이 홍콩?중국 등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사스 발병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 체온 검사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사진

체온(體溫)이 세간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사스의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공항·항만 등에서 입국자들에 대한 체온 검사가 한창이다. 일단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이면 사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인간의 정상 체온은 36.6~37.0도. 그렇다면 1~2도 차이로 몸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인데, ‘체온과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 염증이 있으면 체온은 왜 올라가나

항온동물인 인간에게 바이러스·세균 등이 침입하면 몸에 열이 난다. 그 이유는 병원균의 독성이 혈액 속에서 발열물질 생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발열물질은 프로스타글란딘E2(PGE2)이다. 그래서 아스피린 등 대부분의 해열제도 이 물질을 차단하는 원리로 효능을 낸다. 하지만 이런 발열 반응은 인체의 방어작용이라는 지적이다. 세균들은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온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며 동시에 방어작용이다.

◆ 체온은 상황·나이 등에 따라 변한다

정상 체온은 겨드랑이에서 36.5도. 직장에서 37도이다. 구강은 그 중간이다. 밤에는 낮보다 최대 1도 정도 낮다. 그러나 하루 중 체온 차이가 1도 이상이면 이상 증세로 간주된다.

체온은 나이가 어릴수록 높다. 보통 1세 이하는 정상 체온이 37.5도, 5세 이하는 37도이며, 일곱 살이 넘으면서부터 36.6~37도가 유지된다. 그러다 노인이 되면 청·장년 때보다 약간 낮아진다. 특히 노인들은 체온을 조절하는 모세혈관 기능이 약화되고 기초 대사율이 감소된다. 따라서 저(低)체온증의 위험성이 있어 항상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운동은 열 생산을 증가시켜 마라톤 등 심한 운동 후 체온은 일시적으로 39~41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도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등을 자극, 체온을 증가시킨다.

◆ 발열 4일 이상되면 병원을 찾아라

해열제를 먹고 3일 정도 지나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열은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부터 암·심근경색·내분비질환 등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체온이 39도 이상이거나 오한이 있을 때는 심한 열병일 가능성이 높다.

당뇨·심장병 등 만성질환자 또는 노령자의 급성 발열은 합병증을 예고한다. 열과 함께 누렇거나 검붉은 가래가 나오고 숨이 찰 때는 만성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주 소변이 마렵고 옆구리가 아프다면 신장염을, 연이어 여섯 번 이상의 설사를 하거나 설사와 함께 피가 나올 때는 이질 등 설사병이 염려된다.

소아의 경우 발열과 함께 두통을 호소하고 토할 때는 우선 뇌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희거나 맑은 콧물이 있고, 코가 막히는 듯하면서 목이 아프고 마른기침이 나올 때, 설사를 하지만 하루에 세 번 이하일 경우는 단순 열감기일 가능성이 높아 집에서 치료해도 괜찮다.

◆ 열이 나면 어떻게 하나

체온이 1도 올라가면 체내 대사율은 10~12% 증가한다. 그에 따른 수분 손실도 500~1000㎖이다. 따라서 열이 나면 물과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한 번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떨어질 때까지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이미 내렸던 열이 다시 올라갈 경우 환자가 더 힘들어할 수 있다. 아스피린은 바이러스로 인한 열병을 앓는 소아에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약물로 인해 뇌손상이 유발되는 ‘라이증후군’이 올 수 있다.

또 혈액응고 장애·위궤양 등이 있는 경우도 아스피린이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열이 날 때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면 피부 혈관이 늘어나 열 발산이 많아지고,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체온이 효과적으로 떨어진다. 찬물은 도리어 혈관을 수축시켜 열 발산을 막는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doctor@chosun.com )

<도움말: 박양생·고신대의대 생리학 교수, 백경란·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송호진·세란병원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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