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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권유하던 군의관 알고 보니......

2010. 1. 12. 22:24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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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형님은 통신장교로 근무하다 전역한지 10년이 되었다.
올해로 57세가 되는 형님은 가끔 20년이 넘는 동안 몸담았던 군생활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놓곤 하는데 그중에 요근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포경수술 예찬론자 군의관 이야기다.

스물 네살 되던 해인 1977년 신참 소위로 전방에 배치된 형님은 그곳에서 나이가 한참 든 군의관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군대에 갈 때가 한참 지난 스무살 후반에 군의관은 산부인과 전문의였는데 전방부대에 배치되었는데 딱히 할 일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일과는 늘 시계와 같았는데 따로 장교 식당이 없던 때라 사병들과 함께 아침을 먹고 오후에 회진갈 준비를 하다 점심식사 후에 각 부대를 돌며 포경수술을 권유하고 수술을 해주는 것이 주요 일과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군의관으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낮 근무 시간이 끝나고 난 후 밤마다 장교들이 모여서 즐기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고스톱이었다고 한다.
처음 부대 배치를 받을 때 까지 고스톱을 전혀 몰랐던 군의관이 고스톱을 배우게 된 것은 주변 환경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부대에서 타짜로 소문났던 장교는 예전 다른 부대에서도 도박을 하다 적발되어 전방으로 전출되었는데 이곳에서도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다른 장교를 꼬득여 고스톱을 치곤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군의관이였다고 한다.

마음이 여린 군의관은 고스톱의 재미에 푹 빠져 시간 날 때 마다 고스톱을 즐겼고 칠 때마다 날마다 올인된 군의관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포경수술할 사병들을 물색하러 다니곤 했다고 한다.
형님 역시 고참 군의관에게 틈만나면 포경수술을 권유 받았다고 한다.

"O소위, 자네는 포경 수술 했나?"
"아뇨,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아직 안했는데요.."
"남자들은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좋아 ...특히 군인들은 청결을 위해서 그리고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서 미리미리 해두는 것이 좋아"
"O소위도 이참에 포경수술을 해 사회에 나가서 수술을 하려면 돈 많이 들어....내가 산부인과 전문의라서 군대에서 써먹을 것이 별로 없지만 고래는 잘 잡으니 염려 말라구......"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이야기로 포경수술을 할 것을 권유 받았는데 틈만나면 이야기하는 고참 군의관 때문에 결국 담배 한 보루에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수술을 하기전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군의관은 포경수술을 많이 해 나름대로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마취를 하고 난 후 표피를 많이 자르거나 깊이 자르지 않는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며 안심시켰다고 한다. 

당시 PX에는 군납이 아닌 사제품도 팔곤 했는데 포경수술을 받는 군인들에게는 꼭 사제 담배 한 보루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국산 담배 중에 가장 비싼 것이 거북선과 SUN이었는데 당시의 한 갑 가격이 300원이었는데 포경수술비가 결국 3천원이었던 셈이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군의관이 담배 한 보루를 받는 것은 현금을 받을 경우에 후환이 두렵고 골초 장교들이 많아 현금으로 교환하기 쉽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시 형님이 근무하던 곳에서는 사병들도 몰래 고스톱을 치기도 했는데 그림을 잘 그리는 사병에게 부탁을 해서 두꺼운 도화지에 그린 화투를 이용해 고스톱을 치다 들켜 기합을 받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장교들은 사병들에 비해 적발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도박 상습범이 전출 왔다는 것을 나중에 안 대대장의 추적에 걸려 한동안 곤욕을 치뤘고 결국 그 장교는 다음해 다시 어디론가 전출을 갔다고 한다.

고스톱에 재미를 붙인 군의관 때문에 포경수술을 권유 받았던 사병들..... 고참의 무언의 압력 때문에 포경수술을 받았던 사병들은 자신들이 지불한 담배 한 보루가 고스톱을 치기 위한 자금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사병들의 고래를 잡아서 결국 타짜에게 갖다 바친 꼴이 되어버린 군의관을 생각할 때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는 형님의 군대 이야기.....매번 들을 때 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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