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바람이 만든 고래바위가 있다.

2009. 3. 25. 17:06사진 속 세상풍경

요즘 날씨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합니다. 아침에 구름이 잔뜩 끼었더니 어느새 맑개 개이고 이제는 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기온도 갑자기 뚝 떨어져 정리했던 겨울 옷을 다시 꺼내 입었습니다.
봄인가 하고 꽃을 피운 개나리 진달래 목련은 잎이 얼었습니다. 아마도 봄을 시샘하는 겨울의 마지막 몸부림 같습니다. 오전 일과를 마치고 오후에는 바다 조망이 좋은 곳으로 집 지을 곳을 찾아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고성군으로 향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이장님을 만나기 위해 찾아갔는데 마침 출타중이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아야진항을 돌아보려고 차를 몰았습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탓인지 배들이 모두 항구에 정박하고 있었고 포구에서는 그물을 다듬는 손길이 무척 바빴습니다.
아야진항을 벗어나 해수욕장있는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군인들이 열심히 모래를 퍼날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을 오르는 군인들의 모습을 보다가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꼭 바라를 향하고 있는 듯한 고래를 닮은 바위가 나를 보고 있는듯했습니다.
그동안 이곳을 수도 없이 다녔지만 고래를 닮은 바위가 있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고 또 보면서도 그냥 흘려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은 고래가 나를 불렀는지 제대로 딱 마주쳤습니다.


이곳은 바닷가에서 주택가로 올라가는 샛길인데 사람들이 늘상 다니는 길입니다.그런데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손으로 조금만 건드려도 툭툭 떨어졌습니다.


고래바위 왼쪽으로 샛길이 보입니다. 왼쪽에는 고개를 바짝 쳐든 고래의 눈이 마치 금새라도 바다로 풍덩 뛰어들 태세입니다.


고래바위 몸을 칭칭 동여맨 덩쿨들이 고래의 꿈을 포박한듯 보였는데 그래도 바다로 향해 가고 싶은 고래의 모습이 간절해 보입니다.


늘 지나치면서도 눈여겨 보지 않던 고래 형상의 바위를 발견한 기쁨 ....어떤 사물이든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올 여름에 아야진 해수욕장을 찾는다면 바다로 가고 싶어하는 고래바위를 꼭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