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대리 바람이 얼마나 세길래 간판이....

2009. 3. 19. 10:42사진 속 세상풍경

서울에서 속초를 가는 길목에 용대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황태가 유명한 곳이다.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익어가는 용대리 황태는 전국 황태시장의 40%를 공급할 정도로 큰 곳이다.
백담사를 지나 미시령과 진부령으로 갈라지기 전까지 산재되어 있는 황태 덕장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고 매월 3월이면 황태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황태축제가 열린 이곳은 많은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해마다 인제군이 열고 있는 축제가 많은데 빙어축제 열목어축제 황태축제 가운데 가장 실속있는 축제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미시령과 진부령의 갈림길에는 인공폭포가 있다. 이곳 마을에서 설치한 이 인공폭포는 여름에는 시원함을 겨울에는 빙벽타기를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매바위 왼쪽이 진부령 가는 길이고 오른쪽 아래가 황태축제가 열렸던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는 또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바람이다. 미시령 골짜기와 진부령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만나는 이곳은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강풍이 부는 날이면 사람이 서있기 힘들 정도여서 밖으로 외출하기 힘들다고 한다.


예전에 쉬가라는 쉼터가 화재로 소실되고 난후 농수산 할인점이 생겼었다. 지금은 부도로 문을 닫았는데 이곳에 세워진 철제 간판이 바람에 엿가락 처럼 휘었다. 용대리 바람의 위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입간판 중에는 가장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철제 간판이 휘고 너덜너덜해졌다.


제멋대로 휘어진 철제 간판......이런 바람을 머금고 탄생하는 용대리 황태의 맛....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특히 술 마시고 지나는 길에 먹는 황태 해장국은 별미중에 별미다.

황태의 속을 시원하게 꿰뚫고 지나는 용대리 바람......모든 것을 비우고 해탈한 황태만이 그 바람 맛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지금 그곳에 가면 사그락 거리는 황태의 몸비비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