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2. 08:44ㆍ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부쩍 의처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옛날에는 의처증을 병으로 생각하지 않고 가정내의 문제로 여겨 심각한 병이라는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가정을 파탄나게 하는 중대한 질환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곤 한다.
올초에 일 때문에 만난 사람이 있다.서울에서 파견되어 지방에 머물고 있는데 처음부터 이상한 점이 많았다. 늘 불안해 하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 했다. 또 만난지 두 달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휴대폰이 갑자기 꺼져 있거나 수시로 바뀌었다. 사업상 이런 사람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진행하던 일을 포기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며칠 후 할 얘기가 있다며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했다. 어차피 일을 마무리 지으려면 한번은 만나야 겠다는 생각에 나가 보았다.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어렵게 내뱉은 말은 의처증 때문에 자신이 도망다니고 있다고 했다. 결혼한 지 15년이 되었고 딸을 하나 두었는데 이미 오래전에 가정은 풍비박산이 난 상태라고 했다.
결혼 후 처음에는 잘몰랐던 의처증이 지금은 몸서리 처지도록 고통스러워 현재 이혼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남편이 의처증이 생긴 것은 어릴 적부터 유흥가 주변에서 살았고 커서도 어린 나이에 부모가 물려준 모텔을 운영하면서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개 눈에는 X만 보인다는 말처럼 늘 보이는 것이 정상적인 것보다는 불륜이나 퇴폐적인 환경이 몸에 배어서 아내에 대한 편집광적인 집착이 심했다고 한다.
함부로 집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싫어하고 나가면 뒤를 행로를 추적하고 들어오면 냄새를 맡으며 속옷검사를 하는 것은 다반사였다고 한다. 어쩌다 다른 사람과 차를 타는 것을 보면 차안에서 그 사람과 무슨 짓을 했냐며 따진다고 했다. 의처증은 혼자서 상상하고 혼자서 결론을 내린 후에 확인하려는 못된 병이라며 심한 우울증과 참고 살다가는 숨이 막힐 것 같아 도망 나왔다고 했다. 이상한 것은 흉기로 겁을 주거나 가스로 집을 폭파한다거나 휘협을 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절대 폭력은 휘두르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도 자신이 의처증이라는 것을 아는 것인지 아니면 이혼 사유를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고 했다. 가장 두려운 것은 휴대폰 번호를 바꾸어도 귀신같이 위치 추적을 하고 그 전화번호에 찍힌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협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몇 년전 하던 일을 모두 정리한 후에는 더욱 집착이 심해져 눈앞에서 보이지만 않으면 더욱 언어 폭력이 심해지고 불안한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자신이 의처증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인지 병원 이야기만 하면 경기를 일으킨다는 남편......10년간 혼자서 끙끙 앓고 도망다니다 두 달전에 비로소 친정 가족에게 털어놓았고 현재 이혼소송 중이라며 자신의 딱한 처지를 이해해 달라며 하던 일을 함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
의처증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른다며 우울증에 빠지거나 남편을 죽이고 싶거나 자살의 충동을 수도 없이 느꼈다며 의처증은 치유될 수 없는 병이며 함께 있으면 서로만 불행해질 뿐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밤에 군것질 심한 아들 괜찮을까? (1) | 2009.03.13 |
---|---|
내가 아파트 층간 소음을 참고 사는 이유 (25) | 2009.03.12 |
아들에게 음주예절 알려 주려고 했더니... (1) | 2009.03.11 |
보이스피싱 전화 받고 우체국에 온 아줌마 (2) | 2009.03.09 |
피해자 이웃에 살고 있는 성추행범 황당해 (0) | 2009.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