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사온 이상한 칠레산 키위...

2008. 12. 8. 20:25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 저녁 무렵 이마트에 들러서 시장을 보았습니다. 양양에 들렀다 오는 길에 아내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집으로 손님이 오니 요모조모 사오라더군요. 요즘은 날이 짧아서 그런지 6시만 되어도 캄캄합니다. 저녁 무렵이라 식품매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아내가 사오라는 것을 사기 위해 이곳저곳 들리다 과일 코너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먼저 9800원 하는 작은 귤 한 상자를 사고 고구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키위를 샀습니다. 아들이 작 먹는 골드키위가 없어 봉지에 든 키위를 카트에 넣었습니다.
보통 과일은 시식을 해보고 사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아내의 말과는 달리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시식을 잘 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가 불러준 것만 사서 계산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아내의 친구가 집으로 놀러왔습니다. 물론 저도 잘 아는 사이라 부담없이 지내곤 하는데 아내가 부엌에서 키위를 깍다가 한 마디 합니다.
"아니, 키위가 왜 이래 여보?"
"왜 키위가 어때서...."
"마치 나무를 깍는 것처럼 딱딱해...."
"어디 줘봐...."
하고는 제가 키위를 깍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키위가 잘 깍이지 않습니다. 돌덩이처럼 딱딱합니다.
칼이 무뎌서 그럴지도 몰라 하면서 속을 갈라 보았습니다.
키위의 속에 흰 부분이 마치 배추 뿌리처럼 단단합니다.
"내가 쥬스용 키위를 잘못 사왔나?..."
"분명 살 때는 그런 문구가 없었는데......"
집사람이 입에 넣고 키위를 우물거리더니 또 한 마디 합니다...
"키위에 무슨 뿌리가 있는 것 같아 이빨 사이에 끼고 속에 부분은 먹다가 그냥 꿀꺽 삼키든지 아니면 껌처럼 씹다 뱉어야 겠어..."
저도 키위 한 조각을 입에 넣어 봤습니다. 씹는 순간 이빨에 턱 걸립니다. 이제껏 이런 키위를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참 이상합니다. 그 많은 키위 중에 재수없게 내것만 그런 걸까 아닌면 그날 판매한 키위가 모두 그런 걸까......


그날 사온 과일들입니다. 귤 한 상자 그리고 고구마와 칠레산 키위.....


키위를 깍았는데 표면에 키위의 뿌리 같은 것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늘 먹던 키위 같으면 한입에 넣고 우물우물 먹었을텐데 이번 키위는 보통이 아닙니다. 딱딱하고 뿌리와 심이 박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덜 익어서 그런 걸까요?....겉은 딱딱하고 안은 또 배추 뿌리처럼 딱딱하고 질겨서 먹을 수가 없습니다.
맛은 또 엄청 시더군요......


키위를 발려 먹기는 처음입니다. 저는 씹다가 꿀꺽 삼켰는데 여자들은 삼키기 어렵나 봅니다. 4개의 키위를 깍아 보았는데 다 똑같더군요...여러분도 혹시 이런 키위 드셔보신 적 있으신가요?.....이런 문제가 이마트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과일을 살 때 꼭 먹어보고 사려는 사람들의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남은 키위는 물렁물렁 해질 때 까지 익혀볼 생각입니다. 그때도 지금과 똑같이 질긴 뿌리와 심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