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보고 아내와 아들이 싸운 이유는?

2008. 11. 30. 23:40연예가 이야기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야생버라이어티 1박 2일은 작은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전에는 무한도전에 푹빠져 있더니 요즘은 틈만나면 케이블방송에서 나오는 1막 2일 재방송을 볼 정도로 1박 2일을 좋아한다.
목욕탕에 들렸다 일찍 들어온 아내와 내가 아들에게 리모콘을 양보하는 것도 1박 2일이 나오는 시간인데 이때 아내와 나는 어쩔 수 없이 1박 2일을 보게 된다.
아들은 평소에 1박 2일 속에서 배울 점이 많다며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고 멤버들의 단결심과 극한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배울 수 있다며 자신이 1박 2일을 보는 것을 합리화 시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아내도 아들의 말을 인정하는 눈치였고 나 역시도 유일하게 보는 프로그램인데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11월 30일 방송된 "이승기 녹도에 낙오되다"편은 아들이 주장했던 것을 일거에 뒤집어 버린 결과가 되었다.


11월 30일에 방송된외연도로 향하는 배에 오른 1박2일의 멤버들은 ‘가장 가고 싶은 섬 1위’에 간다는 설레임으로 출발했지만  출렁이는 바다에 멀미를 느껴 모든 멤버들과 스텝들은 중간 기착지인 ‘녹도’에 내리게 된다. 녹도에서 바지선이 다시 돌아올 때 까지 녹도를 소개하자던 1박 2일 연기자들은 이승기가 먼저 마을 쪽으로 들어갔을 때 뒤쫓던 강호동은 김C와 이수근, 은지원, 몽에게 뜬금없이 제안을 내놓는다. 그것은 바로 복불복을 해서 한 사람을 녹도에 남겨두고 떠나자는 말......그리고 현장에 없는 승기를 제물로 삼기 위한 모의가 시작된다.
막내를 속이기 위해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해서 이승기를 혼자 녹도에 남기자는 계획이었었는데 이것을 보고 있던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참 너무들 하네 막내를 감싸주지는 못할 망정 아주 계획적으로 따돌릴 계획이라니....어린 아이들도 많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저런거 보고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어...."
그러자 아들이 반박을 한다. "저거 다 설정이예요" "미리 스태프들과 입을 맞추고 하는 것뿐이예요...."
그러자 아내가 더 발끈한다. "저게 설정이라면 작가나 PD가 욕을 먹어야 해"
"정정당당한 게임을 통해서 남겨질 사람을 정한다면 누가 욕을 하겠어"
솔직히 내가 보기에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처럼 다 이해하고 본다면 무슨 상관이겠냐마는 인지능력과 자각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보며 잘못된 인식을 할까 걱정이 되었다.
막내 이승기를 따돌리기 위해 거짓연기하는 형들의 모습은 참 비열해 보이기 까지 했다.
요즘 어린 아이들에게도 왕따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남을 골려 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을 줄수도 있고 남을 속이고 통쾌하게 생각하는 장면은 설정이든 아니든 바람직하지 않게 느껴졌다. 보는 내내 아들은 엄마가 너무 예민하다고 하고 아내는 방송에서 집단으로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모의하고 속이면서 히히덕 거리는 행동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1박 2일이 어린이 부터 장년층까지 다양한 시청자를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