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시위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2008. 7. 19. 14:08사진 속 세상풍경

오늘은 고3 아들이 방학하는 날 ...기숙사에 짐을 정리하러 강릉으로 가는 길인데 양양 남대천을 지나 언덕을 오르다 자전거를 타고 비오는 도로를 질주하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이상한 것은 자전거 뒤에 모두 깃발을 꼽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차를 세우고 지켜보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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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앞에 가는 사람이 나이가 제일 많이 들어보이는 듯했다. 대부분 30대에서 50대 정도의 사람들이었는데 5명이 한 팀을 이루고 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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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사람 중에 이분만 비닐 우의를 입고 달리고 있었다. 오히려 폭염보다는 비가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힘들기는 매 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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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깃발이 펄럭 거리는 사이로 미친소가 보인다....촛불 시위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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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고 난 후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시 앞으로 차를 몰고가서 잠시 연유를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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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람들을 잠시 세우고 연유를 물어보았다.
세우고 깃발 좀 보여 달라고 하니 포즈를 취해 준다. 늘 웃는 모습이 참 좋아보이는 사람은 대구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지만 대구에서 선생님 다섯 분이 이곳 강원도 까지 자전거로 시위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오늘 화진포 호수에서 떠나 지금 강릉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했다.
미친소, 미친교육 왜?......입시폐지!...대학평준화.......현수막에 써있는 것은 바로 전교조 대구지부에서 내건 슬로건이었고 그 먼길을 자전거로 시위를 하며 내려가는 중이었다.
얼굴이 블로그에 공개되도 좋으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을 한다.
"어, 이거 내가 전국에 뜨는 것 아닙니까?"
힘든데도 파안대소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해맑아 보였다.
시위의 찬반을 떠나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열정이 정말 부러웠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떠나는 교사들의 모습이 오랜 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