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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진학을 후회하는 고3 수험생 아들

2008. 5. 19. 16:02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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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현재 지방에서 예고를 다니고 있다.
3학년이라 얼굴을 도통 볼 수가 없다. 늘 그랬지만 자신이 목표한 대학에 들어간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안쓰러울 때가 많다. 모든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모두 그렇겠지만 나는 좀 다른 고민을 갖고 있다.
아들이 지방 예고를 간 것을 후회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입학을 하고 나서 1년은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열심히 했는데 정작 아이가 기숙사에 들어가 있으니 부모로서 해야할 그리고 알아야할 사항도 체크하지 못했다. 물론 맞벌이로 바쁘게 사는 것이 죄라면 죄일 수 있겠지만 정작 아이가 후회하는 것은 다름아닌 학교가 입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 전문학교도 아닌 어정쩡한 교과 과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대학을 들어가는데 우선 수능점수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부터 차라리 일반 고등학교 다니면서 미술학원에 다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나서 아들은 혼자 꽤나 고민을 한듯했다.
중3 때 진로를 갑자기 바꾼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부모에게 얘기하기 꽤나 망설여 졌는지 혼자 고민을 하다 2학년 2학기 때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데.......
여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예고는 수업 분위기가 일반학교와 다르고 웅성웅성 거릴 때면 수업이 전혀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예고에서 수능점수 올리기는 애초부터 힘들어 모두 일반 학원을 다니고 또 미술학원도 다니고 있다고 한다.결국 지방예고는 사교육의 온상인 셈이다.
학교에서 부르짖는 전인교육이니 특화교육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입학식 때 학교 담당자는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곳은 국립이라서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보통 기숙사비 특기적성비 급식비 학교운영비 보충수업비 등등의 명목으로 70여만원 그리고 미술학원비 재료비 포함 30여만원 언어와 영어 학원비 50만원 그리고 한달 교통비와 용돈으로 15만원 재료비 평균 한달 10만원(미술과라서 재료비 장난이 아니다) 합해서 175만원 정도 지출되고 있다.(물론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
물론 학원을 안보내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그렇지만 입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수능점수를 올리기 위해 방과후 사설 학원이나 과외를 받기위해 차를 타고 모두 시내로 나간다는데 수능이 뒤쳐진 아들 혼자 기숙사에 남겨 놓을 수는 없었다.(아이는 가정 형편을 걱정해서 혼자 하겠다고 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었다)
1학년 때는 아이만 보내놓고 거리가 멀다라는 이유로 맞벌이 한다는 이유로 학교 자모회에도 가보지 못하고 자신이 원해서 간 곳이니 열심히 잘 하려니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참 큰 오산이었다.
2학년이 되면서 부터 대부분의 학생들도 학교 교과 자체가 입시를 준비하는 것도 예술인을 키우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운영되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입시에 대한 정보도 혼자 해결해야 하고 디자인 전담선생님마저 모두 외지에서 온 시간강사라서(물론 회화과 서양화과 등 다른 곳은 사정이 좀 다를 수 있지만) 학업에 대한 열성도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곤 했다.
그래서 운영회나 자모회에 자주 나가는 일부 학부모들은 미리 시간강사가 수업하는 디자인과가 아닌 전담 교사가 있는 서양화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이런 문제가 있다면 학생의 장래를 위해서 시정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방치하는 듯 보였고 그런 곳에서 아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학생들 스스로가 좋은 대학 미술과에 가려면 일반 고등학교에서 수능점수를 올리면서 미술학원을 다니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와중에도 자신의 환경에 잘 적응하고 헤쳐나가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학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은 진로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아들 역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각 대학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나간다고 한다. 늘 벼랑 끝에 서있는 것 같다는 아이의 고민이 정말 안타깝고 또 부모로서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암담하다.
그저 아이가 예고에 간 것을 평생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시간 최선 다해주기만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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