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란 무엇일까

2008. 2. 22. 18:18경제와 세금 상식

'쓸 돈 부족하다고요? 새는 돈부터 찾아야죠'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은퇴 후 노후생활에 대한 재무설계가 화두다. 일반 가정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복지차원에서 재무설계 컨설팅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본보는 재무설계 컨설팅업체 '마루에셋'과 공동으로 8차례에 걸쳐 재무설계 시리즈를 싣는다.

직업군인인 이정우(가명·43)씨는 지난 2005년 2월 마루에셋을 찾았다. 부인이 교사로 맞벌이를 하는 이씨 부부의 한달 소득은 600만원으로 적지 않은 수입인데도 돈이 모이질 않아서였다.

대출받아서 32평 주택을 마련한 게 결혼 14년 동안의 유일한 성과(?)였다. "초등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두고 있어 교육비가 꽤 들어가는 편이긴 하지만 이상하게 자산이 늘지 않았다"는 이씨.

그랬던 이씨가 마루에셋 상담 후 2년만에 총 순자산 규모를 6천여만원 정도 키웠다. 금융자산만 3천여만원이 늘었다. 이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씨는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다. 재무설계 후 그대로 실천하고 있을뿐인데, 자산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를 상담한 마루에셋 측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그저 눈앞에 일이 닥치는대로 수입을 소진했고 그러다보니 저축이라곤 고작 월 40만원에 불과했다. 월 소득 600만원이 어떻게 어떤 용도로 쓰여지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마루에셋이 파악한 바로는 이씨 부부가 용처도 모른 채 새고 있는 돈이 자그마치 월 200여만원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씨 부부에겐 구체적인 재무 목표가 없었다는 점이다.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면 결혼자금이 필요할텐데, 나중에 은퇴하고 나면 돈이 있어야 할텐데 식의 모호한 '나중에' 뿐이었다. 결혼자금으로, 은퇴자금으로 몇년 후에 얼마나 들지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그저 '무조건' 돈을 모아야 한다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상담 후 이씨 부부는 주택확장·교육자금·은퇴자금 등의 재무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했고, 소득과 지출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누수자금 200여만원 등은 거치식 펀드에 투자했다. 습관적으로 은행에 묵혀뒀던 1천600만원도 아이들 교육자금용으로 재테크를 시작했다. 이씨는 "이제 길이 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씨 부부만이 아니다. 가정의 재무상태와 재무목표를 점검하지 않고 무작정 괜찮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에만 매달리는 직장인들은 은퇴 후 안전한 노후생활을 위한 대비를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소득만 탓하기 일쑤다. 마루에셋의 경우 첫 상담 고객의 95%가 그랬다.

그러나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소득의 차이는 있지만 재무설계만 잘하면 누구나 제나름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재무설계는 뭘까. 한마디로 가정의 미래를 그린 후 그에 맞는 재무계획을 짜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재테크와는 다르다. 마루에셋 조양화 매니저는 "재테크는 그냥 돈을 불리는 기술이지만 재무설계는 쓸 돈이 부족한 원인을 지출 점검으로 찾아내 미래를 쫓아가는 실천"이라고 말했다.

1천만원을 어떤 상품에 넣어야 수익률이 가장 높은지만을 고민하는 게 재테크라면, 1천만원의 쓰임새를 미리 결정한 후 부족한 자금을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를 계획하는 게 재무설계라는 얘기다.

재무설계 전문가들은 재무설계가 '가진 사람'보다는 '못가진 사람'에게 더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돈 꽤나 있는 가정은 은행 PB나 증권사를 찾아가면 알아서 자산관리를 해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처:http://rg4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