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8)
-
도둑 방지용 허수아비가 있다?
지난 주 김장을 하기 위해 고향에 다녀왔다. 오전 일찍 시작한 김장이 오후 2시에 끝나 점심을 먹고 짬을 내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밭농사와 한우 사육을 하고 있는데 요즘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구제역으로 고통을 겪고 고추농사도 작황이 좋지 않아 품삯도 건지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친구와 차 한 잔을 나누며 이야기하다 또 다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차를 몰았다. 예전에 중학교 다닐 때 날마다 4km나 걸어 다녔던 길이라 익숙했는데 그때와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해있었다. 비포장 도로라 차만 지나면 흙먼지 폴폴 날리던 그길이 지금은 산뜻하게 포장이 되었고 드문 드문 상가들이 보였다. 그리고 군인들이 운전교육을 하는 야수교에 다다르는 순간 오른쪽에 보이는 이상한 물체에 ..
2011.11.23 -
아내가 아들에게 부탁했던 소 그림 다시 보니....
해마다 아내는 아들에게 그림 한 장을 부탁하곤 한다. 지난 해에는 돼지해라 돼지를 부탁했었고 올해는 소의 해라서 소를 한 마리 부탁했었다고 한다. 도화지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타블렛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는데 도화지에 그리는 그림에 익숙한 아이에게는 조금은 무리한 부탁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늘 작은 옷가게에서 억척 또순이처럼 생활하는 엄마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없는 시간을 쪼개 그림을 그린 듯했다.그런데 건망증이 심한 아내는 그새 까맣게 잊어버리고 아이 역시 컴퓨터에 그림을 저장해 놓고 그냥 기숙사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 그림을 처음보게 된 것은 엉뚱한 나였다.컴퓨터의 자료를 정리하다 낯선 소의 그림을 발견했는데 처음 본 소의 모습은 마치 저팔계를 닮아 보였다. 선글라스를 낀 소도 ..
2009.03.14 -
봄의 길목에서 만난 소달구지와 노부부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옆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한우와 노부부에 대한 기사를 몇번 쓴 적이 있었다. 블로그 덕분에 방송으로 나가기도 했는데 이 도시에는 아직도 두 대의 소달구지가 있다. 하나는 영랑호 상류의 장천에 있고 또 하나는 영랑호 하구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중에 내가 자주 만나는 것은 영랑호 하구에 있는 할아버지인데 대부분의 밭이 영랑호 주변에 있고 아들이 다니는 학교 옆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겨울에는 방학 때라 할아버지를 볼 수 없었는데 개학 후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보았는데 벌써 농사일을 준비하느라 달구지에 두엄을 퍼 날르고 계셨다. 일전에 방송에도 소개되었던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소의 주인이 바로 할아버지이다. 이곳에서 500m 떨어진 곳에 할아버지의 집이 있고 대부분의..
2009.03.10 -
아침에 만난 소달구지 끄는 소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람들 모두 옷이 두툼해졌다. 첫눈이 내렸다는 대청봉 위에서 부는 매서운 바람에 마음도 꽁꽁 어는 듯하는데 오늘 아침 아이 등교길에 만난 소달구지 끄는 소를 보며 마음이 푸근해짐을 느꼈다. 학교를 돌아나오는데 소달구지에 김장용 배추를 잔뜩 싣고 오는 할아버지와 소를 보고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있다. 바로 예전에 포스팅을 했던 콘테이너에서 크는 소였는데 그때 보았던 달구지와 똑같았다. 이 달구지는 리어카를 개조해서 만든 것인데 아직도 도시에서 소달구지를 이동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신기하고 아련한 추억에 빠져들게 해주었다. 차를 세우고 할아버지를 따라 가본 곳은 주택가 밀집지역 달구지를 벗은 소는 뿔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는데 나이가 꽤나 많이 든 듯했다. "할머니 이 소 나이가 몇 ..
2008.11.21 -
30년 전문 축산인 꿈을 접은 한우 아빠
친구가 마침내 평생 일궈오던 한우사육을 포기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축산업에 뛰어든 친구는 오로지 한 길만 걸어온 전업축산인이었고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다. 남들이 공무원으로 대학으로 진학할 때에도 축산업으로 성공해보겠다며 당차게 말하던 친구.... 아주 작은 체구라 별명이 땅꼬마라 불리기도 했지만 자신의 소신만큼은 굽힐 줄 모르는 강직한 친구라서 무엇인든 잘 할 것이라 믿었고 한우 두 마리로 시작한 축산업은 10년 뒤에 100여 마리로 늘어났다. 그 사이 결혼도 하고 영농후계자로 선정되어 탄탄한 입지를 확보했다. 지역에서 한우사육에 관한한 박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해박했고 수입쇠고기를 대비해 지역 한우의 브랜드화에도 힘썼다. 덕분에 한우 품평회에 나가 전국 최고의 품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2008.11.04 -
하우스에서 자라는 한우 뭘 먹나 했더니...
요즘은 익숙한 곳 보다는 낯선 곳이 더 좋습니다. 늘 일상처럼 보는 것 말고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다 보면 즐거운 일이 많아집니다. 운동이 부족한데 자꾸 걷다보면 건강에도 좋고 또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 일석이조지요....어디든 길만 있으면 가봐야 직성이 풀려 간혹 곤혹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차를 돌릴 곳이 없어 후진으로 나오다 차가 빠져 보험사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지요.... 지난 일요일에는 좁은 농로길을 따라 올라가다 비닐 하우스에서 자라는 한우를 보았습니다. 일전에 컨테이너에서 사육되는 소는 봤지만 이렇게 비닐 하우스에서 자라는 것은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하우스 안에서 송아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우스 옆에는 소의 배설물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하우스 안을 들여다보니 열 ..
2008.09.01 -
배고픔에 허덕이는 한우 그 속사정은?
처음 가보는 외딴 곳에 우사가 있었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아주 깨끗한 축사였는데 아주 조용했다. 비어있는 줄 알고 다가가보니 10여마리의 소들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다가가자 우르르 달려나온다. 한 눈에 봐도 몸시 배가 고파보인다. 아래를 보니 소들이 먹던 먹이가 그대로 있는데 놀랍게도 먹이는 옥수수였다. 아주 어릴 적에 소들의 먹이는 볏짚과 옥수수 였었다. 하지만 요즘은 모두 사료와 배합해서 먹이거나 아예 사료만 먹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옥수수를 까고 남은 껍데기를 먹고 있는 한우들....입맛에 맞지 않는 듯 먹는 시늉만 했다. 너무나 순박해 보이는 한우.....그런데 배가 훌쭉하다. 갈비뼈도 그대로 다 드러날 정도로 야위어 보였다. 축사의 한쪽 구석에는 한우의 먹이인 옥수수 대궁과 볏짚이..
2008.08.25 -
컨테이너 생활하는 한우를 만나다.
토요일 오후입니다 현충일과 겹친 황금연휴에 소도시 인근에서 .전원생활하는 친구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도로 아래 컨테이너를 보다 웃음이 나왔습니다. 소가 컨테이너 생활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끔 그곳을 지날 때 마다 창고라고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오늘은 세 마리의 소들이 나와 있더군요. 차를 세우고 내렸는데 옆에 리어카를 개조한 달구지가 보이더군요. 달구지 앞쪽 소의 목이 닿는 부분을 보니 길이 들어 반질반질 합니다....오랜동안 소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한듯 합니다. 한 칸에 한 마리씩 모두 세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는 소의 눈빛이 배가 고픈듯 합니다....저녁시간인데 주인은 보이지 않습니다. 가운데 소는 새끼를 낳았습니다....송아지와 한곳에 살기에는 컨테이너가 너무나 비좁아 보입니..
200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