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길목에서 만난 소달구지와 노부부

2009. 3. 10. 10:02사진 속 세상풍경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 옆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한우와 노부부에 대한 기사를 몇번 쓴 적이 있었다. 블로그 덕분에 방송으로 나가기도 했는데 이 도시에는 아직도 두 대의 소달구지가 있다. 하나는 영랑호 상류의 장천에 있고 또 하나는 영랑호 하구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바로 주인공이다. 그중에 내가 자주 만나는 것은 영랑호 하구에 있는 할아버지인데 대부분의 밭이 영랑호 주변에 있고 아들이 다니는 학교 옆에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겨울에는 방학 때라 할아버지를 볼 수 없었는데 개학 후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보았는데 벌써 농사일을 준비하느라 달구지에 두엄을 퍼 날르고 계셨다. 


일전에 방송에도 소개되었던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소의 주인이 바로 할아버지이다. 이곳에서 500m 떨어진 곳에 할아버지의 집이 있고 대부분의 밭이 영랑호 주변에 있다.


열심히 두엄을 푸고 계시는 노부부의 모습...겨우내 쌓였던 두엄을 퍼서 인근의 밭으로 나르는 중이었다. 이곳에서 작은 달구지로 두엄을 싣고 올라가 큰 달구지에 옮겨 싣는다. 사실 연로하신 노부부에게는 힘겨워 보였지만 두분이 함께 일하시는 모습은 정말 다정해보였다.


노부부가 두엄을 퍼서 날라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소.....할아버지와 15년을 함께 했다는 소는 순박하기 이를데 없는데 사람의 나이로 치면 50이 넘었을 것이라고 한다.


너무나 순박해 보이는 소....올해가 소띠 해라서 그런지 더욱 정감이 갔다. 하늘로 치솟은 다른 소들과 달리 아래로 내리 뻗은 뿔이 순박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할아버지가 친구처럼 지낸다는 소.....노부부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