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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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 절로 나는 5일장 풍경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도 등장하는 시골장 풍경은 이제는 아련한 옛추억이다. 메밀꽃 무렵에 등장하는 허생원은 봉평장을 빼놓은 적이 없다. 고향을 떠나 장돌뱅이로 떠돌면서도 장에서 장으로 가는 아름다운 강산이 그의 고향이었다. 한때 돈을 벌기도 했지만, 투전으로 다 날리고 다시 장을 떠돌게 되었다 장돌뱅이의 삶을 묘사한 이효석의 소설처럼 아직도 전국의 5일장을 떠돌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들의 표정속에는 늘 푸근하고 정겨움이 배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5일장을 찾아가는 것은 향수때문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그곳에서 추억과 함께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는 정선 5일장과 양양 5일장이 유명하다. 오늘은 양양 5일장이라 시장을 보러 ..
2008.07.15 -
이효석의 '산' 줄거리 읽기
김 영감의 머슴이었던 중실은 해마다 사경을 또박또박 받아 본 일 없고, 옷 한 벌 버젓하게 얻어 입은 적도 없으며 명절에 돈도 푼푼히 없이 지내는 처지였다. 그러다가 첩을 건드렸다는 엉뚱한 김 영감의 오해로 그 집을 후회 없이 나오게 된다. 그는 갈 곳이 없어 빈 지게만을 걸머지고 산으로 들어간다. 그 커다란 산만은 사람을 배반할 것 같지 않아서였다. 그는 산에서 벌집을 찾아내어 담배 연기를 사용해 꿀은 얻었고, 산불 덕택에 죽는 노루를 발견해 양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그는 나무를 장에 팔러 마을에 내려왔다. 나무를 팔아 중실은 감자, 좁쌀, 소금, 냄비를 샀다. 마을은 중실이 떠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떠들썩했다. 그러다가 김 영감의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의 첩이 최 서기와 줄행랑을 ..
2008.02.22 -
이효석의 '돈' 줄거리 읽기
식이는 세금이 밀려오는 농가의 형편에 돼지보다 좋은 부업은 없다고 생각하고 지난여름 마을 사람들을 본받아 푼푼이 모은 돈으로 갓난 양돼지 자웅을 사 온다. 그런데 애지중지하던 수놈은 한 달이 못되어 죽는다. 그는 단 한 벌인 밥그릇에 물을 받아 먹일 정도로 정성을 들여서 암놈을 키우는데 육 개월쯤 되자 암퇘지 티가 나기 시작한다. 달포 전에 피돈 오십 전을 내서 시험삼아 십리가 넘는 종묘장까지 와서 씨를 받으려고 하나 종시 붙지를 않는다. 때마침 좋아하고 지내던 이웃집 분이가 늘 쌀쌀하게 대꾸하더니 어디론가 도망을 친다. 식이는 분이 아버지 박초시가 원래 속깊은 사람이기 때문에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암퇘지의 불을 붙이기 위해 종묘장에 간다. 말뚝을 싸고도는 씨돋은 암퇘지에게 ..
2008.02.22 -
이효석의 화분 줄거리 읽기
화분(花粉) 작가 이효석 줄거리 "푸른 집"에는 현마와 세란, 그리고 세란의 동생인 미란, 식모 옥녀가 살고 있었다. 이따금 단주가 놀러 온다. 그는 현마가 영화사에 데리고 있는 사람이다. 어느 날 단주와 미란은 우연히 단주의 아파트에서 동침하게 된다. 현마는 처제와 단주가 가까워지는 것을 걱정하여, 그들을 떨어져 있게 하기 위해 일본길에 미란을 동행한다. 그 사이에 세란은 단주와 정을 통한다. 한편 현마는 처제에게 끌리는 정을 참는다. 미란은 귀국 후 영훈이란 음악 교사에게 교습을 받는다. 그들은 차차 사랑하게 되었으나, 영훈에게는 그를 사랑하는 사팔뜨기 여인 가야가 있었다. 그런 중 미란은 단주에게 정조를 빼앗겨 괴로워한다. 그러나 영훈에 대한 연정은 더욱 짙어만 간다. 그런데 영훈은 그때 종적을 감..
2008.02.15 -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 줄거리 일기
메밀꽃 필 무렵 작가 이효석(1907-1942) 호는 가산. 강원도 평창 출생. 초기 작품에서 유진오와 함께 동반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었으나, 1933년에 돈을 발표하면서부터 자연적인 모든 사물을 예찬하는 서정적인 문학적 경향으로 옮겼다. 「화분」「돈」「황제」등의 소설과 희곡「역사」등이 있다. 줄거리 장돌뱅이 허 생원은 파장을 한 뒤 조 선달을 따라 그다지 마음이 당기지 않는 것을 충줏집으로 막걸리잔이나 기울이려 따라간다. 허 생원은 그날 충줏집에서 동업의 젊은 장돌뱅이 동이를 만나는데, 젊음에 대한 시기심인지 동이에게 공연히 부아를 부려 보는 것이다. 여자를 모르는 허 생원이건만 이십여 년전 바로 이 봉평에서 성 서방네 처녀와 물레방앗간에서 정을 맺었다. 다음날 허 생원과 조 선달 그리고 동이는 대..
2008.02.15 -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패가 길거리에 궁깃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칩칩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얽음뱅이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이 동업의 조선달을 나꾸어보았다. "그만 거둘까?" "잘 생각했네. 봉평장에서 한 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이 있었을까?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 " "오늘 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걸." "달이 뜨렷다." 절렁절렁 소리를 내며 조선달이 그날 산 돈을 따지는 것을 보고 허생원은 말뚝에..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