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3)
-
거미의 운수 좋은 날
요즘 곤충에 대한 블로깅을 자주하는데 그것은 요즘 내가 다니는 곳의 환경이 그렇기 때문이다. 2년전에 명태와 코다리 가공공장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하려고 자주 찾아가는데 그동안 닫혀있던 공장은 거미 소굴이 되어 있었다. 명태와 코다리를 말리는 곳은 마치 거미들으 아파트 같았고 거미줄에는 온갖 곤충들이 걸겨 있었다. 이날도 공장을 둘러보다 공장옆 제방에 서서 공장을 바라보다 잠자리를 포획하는 거미를 발견했다. 그동안 보았단 거미와는 전혀 다른 거미였는데 온몸이 진한 갈색이 나고 거미의 크기가 상당히 컸다. 디카를 들이대고 찍은데 옆사람이 거미를 툭툭 쳤다. 그래도 거미는 신경쓰지 않고 잠자리를 포획하는데만 집중했다. 한번 먹이를 보면 결코 물러서지 않는 거미의 생태를 잘 보여주었다. 이날 거미는 두 마리의 잠..
2008.09.06 -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줄거리 읽기
운수 좋은 날 작가 현진건 줄거리 아내가 기침으로 쿨룩거리기를 달포가 넘고 조밥도 굶기를 먹다시피 하는 형편인 인력거꾼 김 첨지는 오래간만에 팔십 전을 벌어 기뻐한다. 컬컬한 목에 모주 한 잔을 적시고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도 사다줄 수 있음이다. 그리고 세살먹이 개똥이에게 죽을 사 줄 수도 있다. 비가 오는터에 남대문까지 마지막 손님을 태우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와 술을 마시고 설렁탕을 사 가지고 불길한 느낌으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내는 이미 죽어 있었다. 김 첨지는 미칠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테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2008.02.15 -
고교생이 읽어야할 소설 현진건/운수 좋은 날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이 날이야말로 동소문(東小門)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 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문안에(거기도 문밖은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앞집 마나님을 전찻길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으로, 행여나 손님이 있을까 하고 정류장에서 어정어정하며, 내리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교원인 듯한 양복쟁이를 동광 학교(東光學敎)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첫째 번에 삼십 전, 둘째 번에 오십 전― 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치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돈 구경도 못한 김 첨지는 십 전짜리 백동화 서 푼 또는 다섯 푼이 ‘찰각’ 하고 ..
200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