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녀복(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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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두 아주머니의 별명 알고 보니 큰 아픔이......
갑작스런 아내의 호출 몇 주전의 일이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의류점을 하는 아내로 부터 긴급한 호출 신호가 왔다. 아침까지 멀쩡하던 라디에이터가 고장이 났는지 추워서 견딜 수가 없다는 전화에 부리나케 달려갔다. 가게에 도착하니 평소에 안면이 있던 아주머니 한 분과 아내가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6년 동안 사용하던 라디에이터가 고장나 지난해 말 새로 구입한 것이 벌써 고장났을리 없다는 생각에 이곳 저곳 살피다 보니 타이머 설정 스위치를 잘못 눌러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타이머 설정만 해놓으면 저절로 켜지고 꺼지는 기능이 있는데 그것을 잘못 만져 전원이 나간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늘상 아내가 부탁하는 일들은 고장이라기 보다는 사용법을 몰라서 그런 ..
2012.02.09 -
팬티도 내 맘대로 못 사요 60대 아줌마의 하소연....
며칠 전 퇴근한 아내가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며 그날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의류점을 하는 아내는 가게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들이나 에피소드를 종종 털어 놓곤 하는데 점심을 먹고 난 오후 시간에 한 아주머니가 가게로 들어섰다고 한다. 쇼윈도우에 진열한 상품을 보고 들어온 아주머니는 가게 안에 있는 상품을 만져볼 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해 아내가 이것 저것 권해주었다고 한다. 말도 별로 없는데다 권해주는 것도 시큰둥해 편하게 구경하시라고 했더니 한참 만에 옷 한 벌을 고르더니 아내에게 묻더란다. "이것 맘에 안들면 다시 바꿔가도 되죠?" "그럼요,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디자인이나 색상에 불만을 있을 때는 제품구입 후 7일 이내에 오시면 됩니다. 단,제품에 손상이 없는 경우에만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고요..
2011.12.07 -
아내가 낡은 재봉틀을 버리지 않는 이유....
아내에게는 연도를 짐작할 수 없는 낡은 재봉틀이 하나있다. 70년은 족히 넘었을 이 재봉틀은 어머니가 할머니에게서 물려 받았던 것을 아내가 다시 물려 받았으니 3대를 물려 받은 유품인 셈이다. 할머니는 어머니가 시집오기 전에 군부대 옆에서 장사를 하실 때 재봉틀을 샀다고 한다. 이불이며 옷이며 동네 사람들이 맡긴 일감을 수선해주고 옷이 터진 군인들 군복을 꿰매주시기도 하셨는데 어머니가 시집오면서 어머니에게 물려주셨다고 한다.1960년대 초반 비포장도로 옆 초가집에 살 때 어머니는 할머니가 하시던 것처럼 재봉틀로 마을 사람들 이불이며 옷들을 수선해주시곤 하셨다. 낮에는 농사일로 저녁에는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사형제의 옷을 만드느라 밤늦도록 호롱불 아래 재봉틀을 돌리곤 하셨다. 당시 마을에는 보따리상..
2009.03.22 -
옷가게 하는 아내가 세일하지 않는 이유
아내가 옷가게를 시작한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아니 처음 시작했던 아동복 가게를 합치면 벌써 15년째다. 내가 가구점을 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업종 전환하고 시작한 옷가게는 그야말로 굴곡이 많았다. 처음 시작했던 아동복 대리점이 개업한지 3개월만에 회사의 고의 부도로 막심한 손해를 보고 그때부터 남대문에서 도매로 아동복을 구입해 소매하기 시작했다. 결혼하기 전에 의상실에서 근무했고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아내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적응했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건물이 팔렸고 계약기간 만료로 가게를 비워주게 되었다.할 수 없이 다른 가게를 알아보게 되었고 지금의 상가 내 점포로 이전하게 되었다. 이전한 뒤에는 아동복을 접고 숙녀복으로 업종을 변경했다.그런데 처음이라 그런지 손..
2009.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