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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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을 즐겁게 바라볼 수 있는 이유
이틀 전의 일이다. 진부령 근처에 지인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설악산 쪽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가을 볕이 뜨거웠는데 곧 비가 내리려나 보다. 음악을 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청간정을 지나 광포호수 인근에 다다랐을 때였다. 하루종일 작열하던 태양이 설악산 부근에서 먹구름과 만났다. 지는 노을 사이로 먹구름이 드리운 풍경이 마치 산불이 난 것 같았다. 예전 고성에 산불이 났을 때 캄캄한 밤에 붉게 솟구치던 그때가 생각났다. 하지만 오늘 보는 산불은 마음이 즐겁다. 아무리 활활 타올라도 산을 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천천히 사그라드는 석양빛이 아쉬울 뿐이다.
2009.09.11 -
장마가 오기 전 하늘의 모습은....
어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는지 곳곳마다 호우경보가 발효중이다. 이틀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방구석이 축축하다. 햇살이 그립다. 전전날 구름 속에 비치던 햇살이 눈에 선하다. 먹구름 속에 유난히 더 빛나던 저녁무렵의 햇살........ 미시령 쪽으로 바라본 하늘은 먹구름과 지는 태양과의 조화로 장관이다.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은 더욱 강렬하고 아름답다 날마다 저녁 무렵의 하늘을 바라보면 구름과 노을이 보여주는 모습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비가 내리니 그런 즐거움이 없다. 빨리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단 10분만에 모든 상황이 종료될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었고 구름이 빠르게 흘러갔다. 다시 저녁노을을 보려면 장마가 그쳐야 한다. 저녁무렵 즐거움이 하나 사라지니 온몸이 축..
200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