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주택복권 당첨자는 정점룡여사?

1969년 부터 2006년 4월까지 37년간 발행되었던 주택복권은 국내 정기발행 복권의 효시다.
1969년 9월 15일 한국주택은행법에 따라 처음 발행되었을 당시에는 무주택 군경유가족·국가유공자·파월장병의 주택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액면가는 100원, 1등 당첨금은 300만 원으로, 총 50만 매씩 월 1회 발행하였고, 서울에서만 판매되었다. 1970년대 초 서울의 중소 규모 집값이 200만 원 정도였으므로 서민들로서는 내 집 마련 꿈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발행 횟수는 1972년 6월부터 월 3회, 이듬해부터 주 1회로 바뀌었고, 1등 당첨금도 1978년 1000만 원, 1981년 3000만 원, 1983년 1억 원으로 각각 올랐다. 1974년부터 라디오 추첨방송을 시작하였고, 1981년부터는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되었다.
 
1983년부터는 올림픽복권이 발행되면서 발행을 중단하였다가, 1989년 발행을 재개하였는데, 당시의 액면가는 500원이었다. 발행도 한국주택은행(주)에서 발행하다가, 2001년 4월 국민은행(주)과 합병된 이래 2005년까지 국민은행이 발행하였는데 액면가는 1,000원, 1등 당첨금은 5억 원, 2등은 2억 5000만 원(2매), 3등은 100만 원이다.

발행량은 주 1회에 총 360만 매가 발행된다. 4등 당첨금은 1만 원, 5등은 1,000원이며, 그밖에 보너스상 2매(승용차·정기예금증서)와 행운상(500만 원)이 있었다.
 
그런데 로또 발행과 함께 2006년 사라진 주택복권의 최초 당첨자는 누구일까?
주택복권이 1969년 9월 15일 처음 발행되었는데 최초당첨자는 1962년 부산에서 박람회 구경을 올라온 정점룡 여사로 기록되어있다. 이때의 당첨금이 225만환의 집을 얻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1969년 발행된 주택복권과는 무려 6년의 시차가 난다. 당첨금도 300만원이 아닌 225만환으로 표기된 것으로 봐서는 원이 아닌 환을 쓸 때 주택복권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복권의 역사를 뒤지다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그것은 1962년 박람회 개최 경비 마련을 위해 무역박람회장 안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판매된 산업박람회 복표(1962년)와 무역박람회 복표(1968년) 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복표들은 봉투 안에 있는 복권을 즉석에서 개봉해 그 당첨 여부를 즉시 알아보는 ‘개봉식 복권’이었다. 1969년 발행된 정식 주택복권이 아닌 무역박람회 개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즉석에서 판매된 복권으로 당첨자에게 225만환의 주택을 제공함으로써 주택복권이라 기사화된 것이라 여겨진다.

정부는 1953년 원(圓)을 환(환)으로 바꾸고 단위를 100분의 1로 줄인 데 이어 62년에는 다시 환을 원으로 바꾸고 단위도 10분의 1로 줄였다. 지금의 1원은 60여년전 1,000원(圓)에 해당한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1.4후퇴에 부산으로 갔다 서울 친정집에 왔다가 박람회장에서 주택 한 채를 뽑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당첨자를 공개하지 않는데 그때는 실명을 공개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뒤 1962년에서 1969년 사이에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기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