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4. 08:48ㆍ세상 사는 이야기
올해도 감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10월말에 돌풍에 많은 감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예전처럼 친인척과 친구들에게도 선물을 보내주었을 텐데 그 점이 참 아쉽습니다.
처음 주말농장을 만들기 위해 구입한 토지에 농막을 놓고 오로지 맨손으로 밭을 일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가을걷이 농사가 모두 끝나고 이제 감만 수확하면 올해 거둘 수 있는 농작물은 끝이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듭니다.
감나무가 30년이 넘은 고목이라 쉬부러지고 높은 것에 있는 것은 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한 주머니 달린 장대 도구를 이용해 하나하나 따다보면 팔도 아프고 목도 뻐근합니다. 그래도 빨갛게 익은 홍시 하나를 입에 넣으면 그 달콤함에 금새 피로가 가십니다.
감을 따서 박스에 넣어 농막에 두고 주말에 택배를 부치려고 하다 보니 아내가 감을 따다 하도 이상하게 생겨서 남겨두었다며 건네는 감을 보고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뭔 감이 이렇게 생겼다냐?" 감을 보며 이리저리 돌려봐도 정말 참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아내가 "대변을 보는 감이네?" 해서 또 한바탕 웃었는데 이런 기형감이 나타나는 이유는 꽃눈이 필때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생기는 저온피해 현상인데 이때 저온 피해를 견디고 살아남은 꽃눈들이 세포분열에 장애를 받아 기형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한나무에서 자란 다른 감들은 전부 멀쩡한데 이 녀석만 장애를 받았다니 안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잘 자라준 것이 고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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