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교통사고 현장을 둘러 보니.....

2010. 10. 27. 07:49사진 속 세상풍경


어제 오전 10시쯤 설악산 단풍 구경을 떠났던 관광버스가 미시령 터널을 빠져 나온 후 울산바위 전망대 부근에서 제동장치 고장으로 긴급제동장치 뒤에 있는 바위에 추돌해 1명이 사망하고 39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났습니다.
미시령 터널이 뚫리고 난 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곳은 사고 다발지역으로 마의구간이라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운행해본 사람이라면 이곳이 위험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형차량의 경우 차량의 무게 때문에 사고시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어 속도를 줄여 천천히 운행하는 것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번 사고가 안타까운 것은 제동장치 고장으로 긴급 제동 시설물로 대피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와 중경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다음 뷰를 통해서 본 사고현장입니다.왼쪽 파란색 안이 울산바위 전망대고 오른쪽 노란선 안이 바로 사고 현장입니다.
관광버스에 탑승했던 사람의 말에 의하면 미시령 터널을 빠져 나온 후 브레이크가 타는 듯한 냄새가 심하게 났다는 점으로 볼 때 제동장치 과열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운전자가 당황하지 않고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울산바위 전망대 아래쪽의 긴급제동 시설물로 향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긴급제동시설 벽이 제구실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내리막길에 탄력을 받은 대형 차량이 멈추기에는 너무 거리가 짧았습니다.
도로에서 불과 24m 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 자갈과 플라스틱 방호벽이 전부였습니다.
결국 가속도를 이기지 못한 방호벽을 뚫고 산을 들이받은 것이죠.
만약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면 대형 참사가 될뻔한 사고였습니다.


서울에서 볼 일을 보고 내려오는 새벽 시간에 잠시 사고현장을 둘러 보았습니다.
이곳이 바로 긴급제동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번 사고가 난 현장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보면 아주 말끔하게 치워진 것처럼 보이더군요.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깨진 버스 유리창과 부서진 방호벽들이 널브러져 있어 사고당시 끔찍했던 모습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한쪽 구석에는 부서진 관광버스에서 나온 잔해들이 쌓여 있습니다.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와 속초로 향하는 내리막길은 예전부터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 전문가들로 부터 설계가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지적 때문에 한때 과속 카메라가 설치되기도 했지만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준다며 카메라 철거를 요구하는 속초지역 사회단체의 민원제기로 9개월 만에 중단되기도 했었죠.

이번 관광버스 사고로 불거진 안전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 절실한데 시설 보완도 문제지만 운전자 개개인의 안전의식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