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하고 용의주도했던 현금인출기 강도범

2009. 6. 17. 15:40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 달과 이번 달 강원도 양양에서는 세차례의 현금인출기 강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달 전에 국도 휴게소에서 천여만원이 든 현금인출기가 감쪽같이 사라진데 이어 이번 달 2일과 4일에도 똑같은 사건이 벌어져 천3백여만원의 현금인출기가 감쪽 같이 사라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2일과 4일 새벽 양양지역 마트에서 발생했던 현금인출기 강도사건은 사건 발생 일주일만에 범인이 검거되었지만 허술한 경찰치안을 질타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관광지인 양양 낙산사의 경우에는 유명편의점만 13개에 이르고 여타 다른 중소 마트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 편의점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범인은 35세의 정모씨로 알려졌고 강원랜드에서 카지노 도박으로 인해 진 빚을 갚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현재 경찰은 나머지 한 곳인 휴게소 현금인출기 강탈 사건도 정씨의 소행으로 생각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지도에서 보는 바와같이 범행현장 세곳이 모두 국도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맨아래쪽이 한달전 범행이 있었던 휴게소고 맨위쪽과 가운데가 2일과 4일 새벽 이틀 간격으로 현금인출기가 강탈당한 곳입니다. 휴게소는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았고 편의점 강탈범은 11일 경찰에 검거되었습니다. 범인이 범행을 저질렀던 범행현장을 직접 가 보니 대범하고 용의주도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2일 새벽 3시에 범인이 현금인출기를 강탈한 곳입니다.아직도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현금인출기가 있던 곳은 그대로 비어있었습니다. 종업원에게 지난번 사건에 대해서 묻자 "저는 모릅니다"하고 말을 끊었습니다. 대로변임에도 범인이 이곳을 범행장소로 정한 것은 주변에 집들이 별로 없고 새벽에는 지나는 차량이외에는 인적이 뜸하다는 점 그리고 10평이 안되는 작은 편의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범행장소로 택한 듯합니다.


사실 이곳은 범행장소에서 약 500m 인근에 파출소가 있습니다. 스카이뷰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다리 하나 사이에 파출소가 있어 편의점 주인도 그동안 마음놓고 장사를 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속초시와 양양군이 경계지역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속초시고 이곳은 양양군입니다. 범인은 이런 점도 충분히 고려했었던 듯합니다. 


아직 관광 성수기가 아니라서 새벽이면 인적이 뜸해지는 곳.....노란 원안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편의점이 작고 여자 혼자서 편의점을 지킨다는 것과 차를 편의점 바로 앞에 대고 빠른 시간에 현금인출기를 옮길 수 있다는 점이 범행장소를 물색하던 범인의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범행 당일 흰색 트럭을 몰고 편의점에 들어선 강도는 칼로 아르바이트생을 위협하며 테이프로 입을 막고 묶어놓은 채 바로 200kg이 넘는 현금인출기를 혼자 끌고 나가 유유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은행 현금지급기는 쉽게 떼어 가지 못하도록 별도의 고정장치가 돼있지만,편의점 현금지급기는 연결된 전선만 끊으면 쉽게 들고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아래에 바퀴가 달려 있어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합니다.
 

이곳은 사고가 난 인근에 있는 또 다른 편의점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군데군데 턱이 있어 차량을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은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어 이번 범행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결국 한적하지만 사방이 도로로 연결된 이곳을 범행장소로 선택하게 되었고 이틀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편의점 바로 앞에 차를 들이대고 현금인출기를 통째로 들고 사라졌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경찰이 출동할 당시 범인 차량과 교차하였고 종업원이 지목했지만 결국 놓쳤다고 합니다.
다행히 CCTV와 도로에 설치된 카메라를 분석해서 범인을 잡았지만 일주일 동안 치안부재로 불안에 떨었던 주민들은 개운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음 스카이뷰에 나타난 것처럼 사건이 발생한 이곳은 사통팔달의 교통여건에 비해 인적이 뜸한 곳입니다. 앞쪽에 대형콘도가 있지만 성수기가 아니라서 한가하고 새벽에는 이곳 편의점에만 불이 켜져 있습니다.
그동안 편의점 현금지급기에 대한 관리실태가 미흡하다는 점은 수차례 언론이나 방송에 보도되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일반 은행 현금지급기의 경우 무장경비원이 퇴근한 시간에도 경비업체 보안시스템과 연결돼 있지만 편의점 현금지급기는 24시간 운영되는 곳임에도 보안 경비시스템이 사실상 전무하고 오직 CCTV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편의점 점주들은 현금지급기 때문에 강도가 들어온다고 생각하지만 회사와의 협약 때문에 뺄수도 없다며 불안해 했습니다.
이제 곧 동해안 각 해수욕장이 개장된다고 합니다. 해마다 해수욕장 인근지역에는 각종 사건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전처럼 허술한 치안 때문에 관광객이나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