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당일 대통령배 전국 게이트볼 대회 눈총

2009. 5. 29. 10:26세상 사는 이야기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거행되는 날이다. 아침부터 뉴스에서는 노 전대통령의 발인식 모습과 새벽까지 이어진 조문 소식을 전하느라 분주했다. 뒤이어 영정사진이 고인이 머물던 봉하사저를 둘러보고 영결식을 위해 서울로 떠나는 모습과 오열과 함께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져 내렸다. 아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부랴부랴 학교로 향했다. 어제까지 한여름 폭염과도 같던 날씨가 오늘은 아침부터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차가웠고 곧 비라도 내릴 듯 하늘이 흐렸다. 잠시 후 아들을 학교 앞에 내려주고 평소와 같이 영랑호를 돌아 공설운동장을 지나는데 멀리 애드벌룬이 보였다. 저것이 무엇일까?  가만히 보니 그것은 제9회 전국 대통려배 게이트볼 대회를 경축하기 위한 애드벌룬이었다.
대부분 지자체에서 갑작스런 노 전대통령의 서거에 따라 축제나 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추모열기에 동참한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영결식인 29일 개막된 전국게이트볼 대회가 열리고 있는 것을 보고 대회가 열리는 운동장으로 내려가 보았다.


공설운동장 옆에는 바로 초등학교가 있는데 운동장에는 전국각지에서 올라온 버스들이 가득차 있었고 아침 등교를 하는 초등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고 뉴스를 통해서 오늘이 노전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날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이런 날 꼭 전국대회를 강행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대회는 노인들의 우정과 화합 그리고 건강한 여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되었는데 대한노인회가 주최하고 대한노인회 강원도연합회와 속초시지회가 주관하며, 보건복지가족부와 강원도, 속초시가 후원했다고 한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62개 팀 600여명의 어르신들과 임원까지 약 2000여명이 참가했는데 전날인 28일에는 회장과 시도연합회장 및 사무처장, 시군구지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만찬이 열렸다고 한다. 


파란색 상의를 입은 심판의 팔에 걸려있는 완장....멀리서 보고 대통령 영결식이 열리는 날이라 애도의 마음으로 차고 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 보니 심판임을 알리는 완장이었다.


군데군데 가슴에 근조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와 임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당분간 더울 것이라는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잔뜩 흐렸던 하늘에서는 10시가 넘을 무렵 비를 뿌렸다.


선수단이 오기전 국민장으로 정해졌고 29일 영결식이 거행될 것이라 예고했는데 꼭 영결식이 열리는 날 대회를 강행해야 했을까?...경기에 참석했던 선수들이나 둘러보던 사람 중에 일부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축제나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 혹은 연기를 결정했고 국제 비치 발리대회도 당일 경기를 연기하는 등 추모와 애도에 동참하는데 경기를 취소할 수 없었다면 하루쯤 연기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